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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은 벗었지만 '제국주의' 잔영은 여전 아키히토 일왕은 125대 ‘덴노(天皇·일왕의 일본식 호칭)’다. 일본 궁내청은 기원전 660~558년 재위한 진무(神武)를 초대 ‘덴노’로 삼고 있지만, 실존 여부는 의심스럽다. 학계에선 대체로 6세기 때 지금의 일왕가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보수·우익들은 일왕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세습군주제라고 자랑하고 있다. 주로 상징적·종교적 존재였던 일왕이 국가 권력의 중심으로 재등장한 것은 1868년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다. 1889년 공포된 대일본제국헌법(메이지헌법) 하에서 “국가원수로서 통치권을 총람”하는 ‘절대군주’로 자리매김됐다. 메이지헌법 1조는 ‘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萬世一系·영원히 같은 혈통이 계승)의 덴노가 통치한다’고 규정했다. 일왕을 정점에 둔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일본의 식민.. 더보기
'상징천황제' 뿌리내리고 상왕으로 물러앉는 아키히토 30일 퇴위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절대 군주’에서 ‘국가의 상징’으로 격하된 일왕의 새 모델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재해 피해 지역이나 장애인·노인 복지 시설 등 소외된 이들을 방문해 고락을 나누는 모습을 적극 보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직후 피난소 주민들을 찾아 무릎을 꿇고 대화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59년 마사다 미치코(正田美智子)와 결혼한 이후 왕세자 30년, 일왕 30년 등 60년 간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을 모두 3차례나 순회했다. 또한 전쟁의 역사와 마주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줄곧 발신해왔다. 아버지 히로히토(裕仁·1926~1989년 재위)는 원활한 통치를 위해 일왕의 존재를 이용하려 했던 미국 덕에 겨.. 더보기
5월1일 0시부터 일본 '레이와' 시대 일본 아키히토(明仁·86) 일왕이 30일 퇴위하면서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의 연호)’ 시대가 30년 만에 막을 내린다. 5월1일 나루히토(德仁·59) 왕세자가 새 일왕에 즉위해 ‘레이와(令和)’ 시대가 시작된다. | 관련기사 5면 아키히토 일왕은 30일 오전 도쿄 왕궁에서 조상들에게 퇴위를 고하는 왕실 행사를 마친 뒤 오후 5시 ‘마쓰노마’에서 공식 퇴위식을 치른다. 이 자리에서 일왕으로선 마지막이 될 ‘오코토바(말씀)’를 하게 된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이래 202년 만이자, 헌정 사상 처음이다. 5월1일 0시를 기해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뀐다. 새 일왕의 첫 즉위 행사는 1일 오전 10시30분 시작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이후 줄곧 서민들에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