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키히토(明仁·86) 일왕이 30일 퇴위하면서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의 연호)’ 시대가 30년 만에 막을 내린다. 5월1일 나루히토(德仁·59) 왕세자가 새 일왕에 즉위해 ‘레이와(令和)’ 시대가 시작된다. | 관련기사 5면
아키히토 일왕은 30일 오전 도쿄 왕궁에서 조상들에게 퇴위를 고하는 왕실 행사를 마친 뒤 오후 5시 ‘마쓰노마’에서 공식 퇴위식을 치른다. 이 자리에서 일왕으로선 마지막이 될 ‘오코토바(말씀)’를 하게 된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1817년 고카쿠(光格) 이래 202년 만이자, 헌정 사상 처음이다.
5월1일 0시를 기해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뀐다. 새 일왕의 첫 즉위 행사는 1일 오전 10시30분 시작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이후 줄곧 서민들에게 다가가는 자세를 보이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징 천황제’를 국민 속에 안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과 평화의 메시지도 반복해왔다.
일본 국민들은 아키히토의 퇴위를 아쉬워하면서도 새 시대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다. 경기 불황과 자연재해로 얼룩졌던 헤이세이를 뒤로하고 ‘새 시대, 새 출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나루히토는 전후 세대로선 첫 일왕에 오르게 된다. 일각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이런 분위기를 부추겨 재무장과 평화헌법 개정 등 ‘전후체제의 탈각’ 움직임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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