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천 마스크를 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관계 각료나 민간위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했다. 아베 총리 등 각료들이 마스크를 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도쿄도(東京都)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자 뒤늦게 경계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각료들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총리 관저에서 열리는 회의에 출석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마스크 착용은 국내외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지금까지 삼갔지만 도쿄도 등에서의 감염 확대로 방침을 전환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31일 각료 간담회에서 “감염 확대 방지 확대와 위기 관리 관점에서 출석자를 두 유형으로 나눌 것”이라고 했다. 각료들을 반씩 나눠 교대로 출석시킬 방침이다. 특히 정권의 ‘넘버 2인’ 아소 부총리는 아베 총리와 함께 출석하는 것을 피하기로 했다. 좌석 간 간격도 넓히기로 했다. 출입 기자들에 대해서도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고, 코로나19 대책본부 취재 시엔 각사에서 1명만 참석하도록 했다.
일본에선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밀폐, 밀집, 밀접 등 ‘3밀’을 피할 것으로 요청하고 있는데, 내각에서도 이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1일 열린 참의원 결산위원회의에서도 아베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은 마스크를 한 채 참석했다. 다만 의원들 가운데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전날 여야는 각료나 출석의원들이 간격을 두고 좌석에 앉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좁은 회의실에 각료와 의원, 정부 간부 등이 빽빽하게 들어앉아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일본 국회의 풍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밀실에서 회의가 많은 국회에서 감염 확대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늦은 기색이라고 지적했다. 여야에선 출석의원을 줄이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 대표인 의원의 출석을 제한할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국회의원의 평균연령은 중의원이 57.5세, 참의원이 56.8세다. 아소 부총리(79)를 비롯, 70세 이상의 고령자도 많다.
일본은 외출 자제 요청이 나온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TV 방송에선 ‘3밀’을 피할 것을 강조하는정부나 지자체의 광고가 나오고 있다. 주요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도 이번 주 들어 진행자 간 좌석을 2미터 가까이 떨어뜨려 진행하는 등 ‘물리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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