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방사성 누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핵물질 잔해(데브리·debris)를 꺼내는 작업을 2021년 2호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후쿠시마 원전 ‘폐로’의 성패를 좌우하는 데브리 반출 준비가 본격화하는 셈이지만,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문에 따르면 폐로에 관한 기술적 조언을 정부에 하는 ‘원자력손해배상·폐로 등 지원기구’는 이르면 내달 이런 방침을 담은 ‘기술전략플랜’을 발표,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간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는 2011년 3월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한 수소폭발 사고로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해 현재 폐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2호기는 원자로 격납용기 밑부분에 데브리로 보이는 퇴적물을 확인, 기기로 집어 움직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반면 1호기는 격납용기 바깥의 방사선량이 높기 때문에 내부 조사가 어렵고 데브리를 아직 확인할 수 없다. 3호기도 격납용기 안의 수위가 높아 반출 작업이 곤란한 상태다.
지원기구는 2호기가 다른 원자로보다 반출 작업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 ‘기술전략플랜’에 최초로 데브리를 반출하는 원전으로 명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올해 안에 데브리의 반출을 2021년 2호기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정식 결정해 ‘폐로 공정표’에 담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데브리를 소량 채취해 반출을 위한 과제도 조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격납용기의 측면 구멍으로 데브리 반출을 위한 로봇팔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봇팔은 현재 영국 등에서 개발 중이다. 기술전략플랜에는 첫 반출 작업은 소규모로 하고, 데브리를 넣은 용기를 부지 내의 별도 건물에 가보관하는 방침도 마련한다. 본격적인 반출은 데브리의 성질을 지켜본 뒤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데브리 반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1~3호기에 있는 데브리는 약 800t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전력은 완전 폐로까지 3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브리가 퍼져 있는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선량은 사람이 들어가면 죽음에 이를 정도로 높다. 원격조작 로봇을 사용하지 않으면 내부를 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2호기에서 데브리 퇴적물을 확인했다지만, 전체 상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격납용기 밑부분의 콘크리트 바닥에 침식도니 데브리가 대량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반출 작업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이나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의 대비도 필요하다. 요미우리는 “데브리 반출은 세계에서도 사례가 없는 곤란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2원전의 폐로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小早川智明) 도쿄전력 사장은 전날 후쿠시마 현청에서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를 만나 원칙적인 가동기간 40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후쿠시마 제2원전 1~4호기 전부를 폐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미 폐로가 결정된 후쿠시마 1원전 1~6호기와 함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전에 10기가 있었던 후쿠시마현 내의 원전은 전부 폐로하게 된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2원전의 폐로에 40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전체 6기 중 1~4호기 원자로가 쓰나미 피해를 입었다. 이 중 1~3호기에서는 냉각장치 고장에 따른 멜트다운이 발생, 수소폭발로 원자로 건물이 크게 손상됐다. 제 1원전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제2원전도 쓰나미 피해를 입었지만 외부에서 비상전력을 끌어오는 데 성공해 제1원전과 같은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현재는 가동이 중단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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