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山口)현과 스오오시마(周防大島)를 잇는 오시마(大島)대교에선 지난해 10월 화물선 충돌로 파손된 다리의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지난달말 예정이었던 공사 완료가 6월말로 미뤄졌다. 공사에 필요한 볼트 약 1만6000개 가운데 2000개의 조달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볼트가 부족해 건설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전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과 도심 재개발에 따라 수도권에선 건설 붐이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에서도 육아시설이나 다리 등의 건설이 늦어지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건물이나 다리 등의 철골 접합에 불가결한 고장력(高張力) 볼트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발주 후 늦어도 3개월 뒤면 확보됐지만 “연내에 대는 것은 무리라고 들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볼트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시민 생활에 밀접한 시설이나 인프라 공사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오시마대교 보수 공사 지연으로 야간에는 한쪽 차선만 이용토록 하는 등 통행 규제가 실시되고 있다. 시가(滋賀)현 오에하치만(近江八幡)시에선 어린이집 개원이 당초 목표인 4월을 맞추지 못했다. 건물 공사가 늦어져 원생 접수는 내년 4월로 넘어가게 됐다.
산업 활동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부 간사이(關西) 지역에선 대형 소재제조사의 제조동 준공 시기가 올 여름에서 가을로 늦춰졌고, 도쿄에서도 중소기업의 창고 등 건설 계획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규모 공사가 별로 없는 지방도시에서도 볼트 부족이 눈에 띄고 있다.
왜 볼트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을까.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고장력 볼트 시장 규모는 철골 수요와 거의 연동한다. 철골 내수는 현재 500만t 정도로 30년 전의 절반 이하다. 일본 내 고장력 볼트 제조사는 닛폰볼텐 등 수 곳으로, 2008년 리먼 쇼크 후 수요 급감으로 생산이 줄어들어 월 생산능력은 약 1만t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 정부 인정을 받은 한국제 볼트로 부족분을 보충하려는 움직임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지만, 수입품에 익숙치 않은 건설회사도 많아 예상보다 확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성과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12월 건설업계와 볼트제조사 단체에 여유분의 발주를 억제하고 계획적 수주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볼트 조달에 불안을 느낀 건설회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볼트를 마련해두려 하면서 볼트 품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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