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 1일 새 일왕 즉위로 새 연호 ‘레이와(令和)’가 사용되는 것을 맞아 “ 이 나라의 미래상에 대해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고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원(改元·연호가 바뀜)’을 개헌 논의의 불씨를 살리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개헌 추진을 목표로 하는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신헌법제정의원명맹’이 도쿄 헌법기념관에서 개최한 집회에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헌법은 국가의 이상을 말하는 것으로, 다음 시대로 향한 길잡이”라면서 “레이와 원년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대의 스타트라인(시작선)에 서서 어떠한 나라를 만들지 이 나라의 미래상에 대해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이세이(平成·현 일왕의 연호) 시대에 자위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림 없는 것이 됐다”면서 “헌법에 확실히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새 연호 ‘레이와’를 쓰는 ‘새 시대’가 시작되는 점을 빗대서 ‘새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간 아베 총리는 ‘전쟁 포기’(1항)와 ‘전력 불보유 및 교전권 비인정’(2항)을 규정한 현행 헌법 9조에 자위대의 근거 규정을 추가한 개정 헌법의 2020년 시행을 내걸고 개헌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개정 헌법의 2020년 시행을 위해선 적어도 올해 안에 국회 개헌 발의를 위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 그간 야권의 반발과 여론의 무관심 등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던 개헌 논의의 불씨를 ‘새 시대 새 나라’라는 명분으로 되살리려는 것이다.
다만 아베 총리의 염원대로 개헌 논의가 진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등 개헌에 적극적인 세력이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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