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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혼자여도 괜찮아"...일본에서 변화하는 크리스마스 소비

“크리스마스, 혼자여도 괜찮아.”
 일본에서 크리스마스를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기지 않고 혼자서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데이트나 홈 파티와는 달리 새로운 ‘크리스마스 소비’ 행태도 생기고 있다. 일본에선 크리스마스 때 혼자 지내는 것을 ‘크리봇치’(크리스마스와 혼자라는 뜻의 ‘봇치’를 합한 말)로 부른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인(LINE)이 지난달 22~30일 최근 10세 이상 남·녀 이용자 42만2402명을 대상으로 12월24일과 25일 예정을 복수 응답으로 물어본 결과 ‘평소처럼 집에서 지낸다’는 응답이 51%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대 독신 남녀는 2016년 조사 때보다 ‘크리봇치’를 선택하는 응답이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독신 남성은 ‘평소처럼 집에서 지낸다’는 응답이 39%로 2016년 조사 때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20대 독신 여성도 4%포인트 증가한 30%였다.
 ‘크리봇치’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보급으로 커플이 아닌 이들의 목소리가 가시화된 영향이 거론된다. 일본에서 크리스마스 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의 소비가 고조된 것은 1980년대 이후로 독신은 ‘연애약자’로 간주돼 주눅든 이미지가 정착돼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크리봇치’를 공언하는 이들을 쉽게 접하게 되면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데 대한 ‘저항감’이 줄어들고 있다.
 좋은 경치와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함께 하기보다도 누구에게도 구애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즐기고 싶은 이들도 적지 않다. 일본 여성전문인터넷사이트 오즈몰의 조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낼 수 있다’는 여성이 70%를 차지했다. 이들 가운데 홀로 크리스마스 야경을 즐기고 싶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크리봇치’를 겨냥한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행사 내셔널랜드는 올초부터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크리봇치’를 위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통상 겨울은 오가사와라 여행의 ‘비수기’지만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니케이마케팅저널이 전했다. 
 편의점에선 일인용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호평을 얻고 있다. 편의점업체 로손은 지난 11일부터 일인용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2주일 동안 60만 개가 팔렸는데, 올해는 판매 첫 주에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를 웃도는 매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