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프라모델’(플라스틱 모델)이 예전의 인기를 되찾고 있다. 선두에 서 있는 게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프라모델, 이른바 ‘건프라’다. 2020년엔 높이 18m의 ‘움직이는 건담’도 등장할 예정이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반다이남코 그룹은 2020년 여름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야마시타(山下)부두에 실물 크기의 ‘움직이는 건담’을 1년 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이 내년 TV 방송 40주년을 기념하는 ‘건담 팩토리 요코하마’ 프로젝트다. 반다이남코 그룹 산하의 사단법인 ‘건담 글로벌 챌린지’는 2014년부터 전 세계에서 아이디어와 계획을 모집하고, 일본 내 제조사들의 협력을 얻어 건담 모델을 로봇처럼 움직이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앞서 반다이남코 그룹은 지난 2009년 도쿄 오다이바에 실물 크기의 건담을 설치했고, 2017년에는 이 건담을 철거하고 새로운 ‘유니콘 건담’(사진)을 설치했다. 미야가와 야스오 ‘건담 글로벌 챌린지’대표이사는 도쿄신문에 “오다이바의 건담은 머리가 조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환성이 터졌다. 움직이는 건담은 꿈”이라면서 “일본의 새로운 기술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건프라’를 필두로 일본 프라모델은 최근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NHK에 따르면 프라모델은 1980년대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등에 힘입어 인기를 얻었다. 1987년 전체 프라모델 출하액은 470억엔(약 4705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 등에 밀리면서 2007년 출하액이 113억엔(약 1131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다가 2016년 출하액이 190억엔에 이르렀다.
이런 회복세는 해외에서의 인기 덕분이다. 경제산업성 추계에 따르면 2016년 프라모델 수출액은 98억엔으로, 전체 출하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홍콩, 중국, 대만, 미국, 태국 등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국가 및 지역으로 수출액이 높다.
프라모델의 해외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건프라’ 붐이다. ‘건프라’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반다이스피릿 측은 2011년부터 전용사이트를 통해 건담 애니메이션을 중국어와 영어 등 8개 국어로 무료 배포하고 있다. 현재 약 60개 국가와 지역에 애니메이션이 제공되고 있다.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지명도를 높인 뒤 그 나라의 판매체제를 정비해가는 전략인 셈이다.
반다이스피릿에 따르면 ‘건프라’ 직영점은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문을 여는 등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 등에 12곳이 있다. 2012년부터는 공식 인터넷사이트에서의 판매도 진행하고 있어 현재는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필리핀, 칠레, 라오스 등 18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다이 스피릿 측은 “건프라의 해외 판매 비중이 작년은 약 30%. 지난해에는 40%까지 올라갔다”고 NHK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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