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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55년만의 ‘오사카박람회’ 영광 노리는 일본...과제는 산적

 일본 오사카(大阪)시가 ‘2025 세계박람회’(World Expo)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일본 열도가 환호성에 휩싸였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이은 대형 국제이벤트 유치로 1964년 도쿄올림픽, 1970년 오사카박람회로 경제대국에 올라섰던 시나리오를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대회장·교통인프라 건설 등 비용이 불어날 우려에, 구체적인 개최내용도 정해진 게 없어 ‘환호’ 이후의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5년 만에 오사카 ‘반파쿠’ 개최
 오사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에서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제치고 개최지로 선정됐다. 오사카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것은 1970년에 이어 55년 만으로, 일본 내 개최는 2005년 아이치(愛知)박람회 이후 20년 만이다. 박람회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의 디자인’으로, 2025년 5월3일~11월3일 열린다.
 박람회 유치 소식이 전해지자 오사카 시내 중심지인 도톤보리(道頓堀)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일본 신문들은 24일·25일자 1면에 관련 소식을 일제히 실었다.
 일본이 들썩이는 것은 세계박람회가 2020년 도쿄올림픽과 함께 일본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일본에선 1964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6년 후 ‘오사카 반바쿠(万博·만국박람회)’가 개최돼 고도성장기를 이끌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오사카박람회의 예상방문객수를 2800만명, 경제파급 효과를 2조엔(약 2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담화를 통해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밋빛 전망’에 우려의 목소리도 
 하지만 장밋빛 전망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7000만명을 넘었던 2010년 중국 상하이박람회를 빼곤 최근 세계박람회 방문객은 2000만명 전후다. 2000년 독일 하노버박람회는 4000만명으로 기대했던 방문객수가 1800만명에 머물러 약 1200억엔의 적자를 냈다. 당초 오사카의 경쟁자로 여겨졌던 프랑스 파리가 입후보를 철회한 것도 재정상 이유다. 6400만명이 방문한 ‘역사적 이벤트’였던 1970년 ‘오사카 반바쿠’의 재현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오사카 측이 예상하고 있는 대회장 건설비 1250만엔이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20년 도쿄올림픽도 개최 경비가 당초 계획보다 1.6배로 불어난 상태다. 
 박람회 개최장소인 인공섬 유메시마(夢洲)는 1980년대 새 도심으로 개발이 진행됐지만, 미개발지가 약 200㏊에 이르는 등 지금까지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교통인프라 정비에만 730억엔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년짜리 박람회가 끝난 이후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논의가 전혀 없다. 오사카시 한 간부는 “1970년 박람회가 성황을 이룬 이후에도 지역경제는 침체했다. 2025년 이후를 생각하지 않으면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오사카는 대회장 인근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통합형리조트(IR)를 유치할 생각이지만, 이에 대한 찬반도 엇갈린다. 요미우리신문은 “건강장수를 테마로 하는 박람회와의 친화성을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