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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정치

개각 효과는 없고, 각료들은 아슬아슬...4차 아베 내각 불안한 출항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각 단행으로 지난 2일 발족한 ‘4차 아베 개조(改造 ) 내각’이 출발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각에 따른 정권 부양 효과는 별반 보지 못하는 반면, 파벌 간 ‘나눠먹기’나 신임 각료들의 문제 언행만이 부각되고 있다.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 개각 ‘부정 평가’ 우세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2~3일 긴급여론조사를 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로 지난 9월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포인트 오른 42%였다. 이 여론조사에서 개각과 당직 개편 후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1, 2차 아베 정권을 통틀어 처음이다.
 개각에 대해서도 부정 평가가 훨씬 많았다. 개각과 당직 개편으로 기용된 인물들에 대해선 ‘평가한다’가 28%에 그친 반면 ‘평가하지 않는다’가 44%에 달했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는 ‘파벌 의향에 얽매였다’가 26%로 가장 많았으며 ‘젊은 인물의 등용이 이뤄지지 않았다’가 17%로 뒤를 이었다.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해준 파벌 소속 인물들을 대거 기용한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각에선 첫 입각한 인물이 아베 내각 최대인 12명이나 됐지만, 평균연령은 오히려 높아졌다. 야권과 일부 언론에선 ‘폐점세일 내각’ ‘재고정리 개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개각이 정권 부양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인사가 정권 운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시기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개각에 대해 ‘평가한다’(38%)보다 ‘평가하지 않는다’(45%)는 의견이 우세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평가한다’(31.0%)보다 ‘평가하지 않는다’(45.2%)가 많았다.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을 둘러싼 재무성의 문서조작 문제로 야권이 사퇴를 요구해 온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유임한 데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57%(요미우리), 51%(교도)에 달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선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있는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의원을 당 선거대책위원장에 기용한 데 대해서도 ‘평가한다’(37%)보다 ‘평가하지 않는다’(41%)가 많았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로, 지난달 21~23일 조사 결과와 같았다. 교도통신 조사에선 46.5%로 지난 달 조사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취임 첫날부터 논란 발언, “임시국회도 넘을지 모르겠다”
 신임 각료들은 취임 첫날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문부과학상은 지난 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교육칙어’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바꿔 가르치는 것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정부는 적극적으로 교육칙어를 활용할 생각은 없다. 일반론으로서 학교현장의 판단으로 해야 한다는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공세를 강화할 태세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교육칙어는 큰 일이 발생하면 천황(일왕)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비판했고, 쓰지모토 기요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도 “엣날 같으면 바로 해임”이라고 했다.
 시바야마 문부상은 아베 총리의 자민당 간사장 시절 공모후보 제1호로 국회에 입성한 인연이 있다. 아베 총리의 최대 후원세력이자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의원모임인 ‘일본회의 의원간담회’ 간부도 맡고 있다. 그는 전날 문부과학성 직원 훈시에선 성(省) 내에서 자신을 지나칠 때는 인사하라고 요구했다.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과학기술상은 아베 정부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힌 유용미생물군(EM균) 이용을 목표로 하는 ‘EM균 이용·활용 추진 의원연맹’ 간사장을 맡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그는 “EM균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서 간사장을 맡았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과거 일본군의 난징대학살에 대한 정부 견해의 재검토를 요구했던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환경상은 “언급을 삼간다”고 했다.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을 했던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상은 패럴림픽을 “파라픽”이라고 잘못 말했다. 자민당 관계자는 “임시국회도 넘을 수 있을지 모르는 면면들”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