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일본 신임 문부과학상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교육칙어’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고 3일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전날 개각 단행으로 ‘4차 아베 개조(改造 ) 내각이 출범하자마자 곧바로 2차 대전 이전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꿈꾸는 우익 색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국주의 상징 ‘교육칙어’에 공감하는 아베 내각
보도에 따르면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전날 취임 첫날 기자회견에서 교육칙어와 관련, “동포를 소중히 한다 등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현대적으로 변용해 가르치려는 움직임이 있어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특보를 지낸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아베 총리의 개각 단행으로 이날 처음으로 취임했다. 그는 교육칙어에 대해 “(현대적으로) 변용한 형태로 현재의 도덕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충분이 있다는 의미에서 보편성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칙어는 1890년 10월 ‘신민(臣民·국민) 교육의 근본이념’으로서 만들어졌다. 효도와 우애 등의 기본 규범도 있지만, 국민은 일왕에 충성해야 한다는 것이 근간을 이룬다. 특히 일왕과 국가를 위해 몸을 던지라는 내용은 군국주의 교육을 조장하고 일왕을 신격화했다. 1945년 8월 일본이 침략전쟁에서 패한 뒤 연합군최고사령부(GHQ)에 의해 이듬해 폐지됐고, 일본의회도 1948년 교육칙어가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기반으로 한 헌법의 교육이념에 어긋난다며 공식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각의(국무회의)에서 “헌법이나 교육기본법 등에 위반하지 않는 형태로 교재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답변서를 채택한 바 있다. 사실상 교육칙어가 교육현장에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에 당시 야권과 교육계에선 “2차대전 패전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가해 역사 부인하는 “넷 우익 내각”
전날 발족한 아베 내각을 두고 보수·우익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문제있는 언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도 적지 않다.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환경상은 2015년 자민당에서 역사인식문제에 대처하는 국제정보검토위원회 위원장으로 일본군에 의한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를 재검토해야한다고 요구한 인물이다. 그는 “난징대학살과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우리나라가 부정하려고 하고 있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세계기억유산에) 신청하려고 하는 것은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난징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최근 “LGBT(성소수자)는 생산성이 없다”는 글을 투고해 비난을 받았던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의원에 대해 “국가의 재산”이라고 절찬했다.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지방창생상도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고, ‘넷 우익’과 교감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에 대한 헤이트(특정집단에 대한 공개적인 차별·혐오) 의식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2011년 한 우익 잡지 대담에서 “한국은 일본과 민족성이 완전히 달라서 성숙도가 일본에 비해 낮다”, “한국이 일본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올림픽상은 2016년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매춘방지법이 실시되기 전까지 직업으로서 창부. 비즈니스다” “직업으로서의 매춘부”라고 말해 한국 외교부로부터 “무지몽매한 망언”이라고 비난받았다. 그의 입각에 대해 야당으로부터 “과거 위안부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담당상으로서 어울리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 대해 “전원야구내각”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넷우익내각” “개헌돌진내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민당 내에서도 “실언이 걱정”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새어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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