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회의원 70여명이 18일 일본 우익의 ‘성지’이자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71명은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례대제(秋季例大祭, 가을 큰제사)에 맞춰 이날 오전 8시 신사를 참배했다.
모임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 전 참의원 부의장(자민당)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참배가 있을 것을 바라고 있다”고 총리의 신사 참배를 촉구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유럽 방문 때문에 참배하지 않았지만 (2007년) 1차 내각에서 물러나면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것은 통한스럽기 짝이없다’고 말했다”며 “그런 마음을 소중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아베 내각에선 이소자키 요시히코(磯崎仁彦) 경제산업성 부대신, 에토 세이치(衛藤晟一) 총리보좌관이 참배했다. 집권 자민당에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총무회장,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 등이 참배했고, 일본유신회, 희망의당 의원들도 가담했다. 이 모임은 매년 4월 춘계례대제, 8월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 10월 추계례대제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신사에 보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일왕을 위해 숨진 이들 246만6000여 명을 신으로 떠받들고 있고,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우익의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어, 일본 지도층의 참배나 공물 납부는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기는보다 미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비판받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일본의 정치인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의 토대 위에서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지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주변국들의 신뢰를 얻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발전에 기여해 나갈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 정부 및 의회의 지도자들이 과거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의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또 다시 공물을 봉납하고,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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