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의 세계적 레스토랑 노마의 새 공동소유주. 맨 오른쪽이 알리 송코. 인스타그램 제공
알리 송코(62)는 ‘접시닦기’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세계적인 레스토랑 ‘노마(Noma)’에서 14년째 이 일을 해왔다.
대서양에 면한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감비아에서 농사를 짓던 송코가 덴마크로 이민온 건 34년 전이다. 아이들이 12명이나 있지만, 그는 항상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다.
이런 송코에게 최근 놀라운 일이 생겼다. 가게가 개업했을 때부터 송코가 접시닦기로 일해온 노마의 공동 소유주가 된 것이다. 송코와 함께 두 명의 매니저도 가게의 공동 소유주가 됐다.
‘노마’의 창업주이자 쉐프인 르네 레드제피의 결정이 컸다. 레드제피는 최근 현재 코펜하겐 항구 근처의 가게를 위치를 옮겨 재개장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걸졍을 알렸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레드제피는 지난달 25일 축하 파티에서 “알리는 노마의 심장이자 영혼”이라면서 “알리 같은 사람이 우리 가게에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레드제피의 아버지의 이름도 알리였다. 그의 아버지 역시 마케도니아 출신의 이민자로, 처음 덴마크로 왔을 때 접시닦기로 일했다고 한다.
레드제피는 이번에 공동 소유주가 된 세 사람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열심히 일했던 직원 몇 명을 더 놀라게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코는 지난 2010년 일어난 사건으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당시 ‘노마’가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 선정됐을 때, 영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송코만 시상식이 열린 런던으로 가지 못했다. 그러자 레스토랑의 다른 동료들은 송코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수상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송코는 2년 뒤 노마가 다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 선정됐을 때 수상 연설을 했다.
송코의 이야기는 2017년에 더 많은 반향을 얻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문을 연 2017년 서구에선 그 어느 때보다 반(反) 이민의 물결이 거세다.
미슐랭가이드에서 별 2개를 받은 ‘노마’는 지난달 23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고, 자리를 옮겨 12월1일 재개장할 예정이다. 새 레스토랑은 옛 광산 창고 부지에 1개의 메인 건물과 10개의 작은 별채로 구성된다. 레드제피는 “그것은 멋진 건설 계획”이라면서도 “하지만 직원들이 없으면 그게 무슨 소용 있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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