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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람들

"리틀 서울은 안돼...지방나름의 행복형 제안해야"...히라이 돗토리현 지사

 “작지만 이길 수 있다.”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돗토리현 지사(57·사진)가 지난 2016년 펴낸 책 제목이자,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돗토리현은 지난 7월 현재 인구 56만명으로 47개 도도부현(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적다. 특히 히라이 지사가 취임했던 2007년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인구 60만명이 무너졌다. ‘지역 소멸’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히라이 지사가 내세운 게 “인구가 적은 지방일수록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포지티브 전략’이다. 
 중점을 둔 게 육아 지원 정책이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야말로 젊은 세대의 유출을 막고 출산율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히라이 지사는 지난 2일 인터뷰에서 “인구가 유출되는 과소(過疏) 지역에 젊은층이 1, 2세대라도 산다면 공동체가 완전히 바뀐다”고 말했다.
 2010년 ‘육아왕국 돗토리 건국’을 선언하고, ‘육아왕국 추진국’을 뒀다. 2014년 산간 지역의 보육료 무상화로 인구 유입 효과를 확인한 뒤 2015년 셋째 이후 아이에 대한 무상보육을 실시했다. 소득과 조건에 따라 둘째 이후 아이에 대한 무상화도 했다. 전국 도도부현 가운데 처음이었다. 히라이 지사는 “무상화 예산은 900만엔(약 9000만원)으로 연 인건비 2명 분”이라면서 “도쿄나 오사카는 예산이 많이 들어 불가능하겠지만 인구가 적은 현이니까 거꾸로 가능한 도전”이라고 했다.
 여성이 일하기 편한 직장 만들기에도 힘을 기울였다. 매달 19일을 ‘이쿠보스(육아사장)의 날’로 정해 야근을 없앴다. 현청의 관리직 여성 비율은 20%로, 도쿄 다음으로 많다.
 2007년 전국 평균 수준(1.43)이던 출생율이 2017년 1.66으로 전국 7위로 급상승했다. 2011년 504명이던 이주자수도 2017년 2127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히라이 지사는 “여성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육아에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사회에 이노베이션(혁신)이 일어난다”라고 밝혔다.
 돗토리현을 알리기 위해선 어떤 것도 마다지 않는다. 2016년 돗토리 사구(砂丘)를 증강현실게임 ‘포켓몬고’의 해방구로 선언했다. 그는 ‘다자레(서툰 익살)’ 지사로도 유명하다.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없는 유일한 현으로 주목받자 “스타바(스타벅스)가 없어도 일본 제일의 ‘스나바(砂場·모래사장)가 있다”고 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 도로를 많이 뚫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다고 인구 감소가 멈추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돗토리현이 전국 최초로 ‘숲유치원’ 인정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이유다. 자연 안에서 아이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하고 싶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현재 7곳을 운영 중인데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이주해오는 이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히라이 지사는 “‘리틀 서울’을 만드는 것은 무리”라면서 “도시를 쫓아기기보다 시골과 지방의 행복한 형태를 제안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