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사진)가 8일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이전을 반대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와 격렬하게 대립해왔다.
오키나와 나하(那覇)시 출신으로 부친이 나하시 시장, 형이 오키나와현 부지사 등을 역임한 보수계 정치가 집안에서 자랐다. 나하시 시의원, 오키나와 현의원, 자민당 오키나와현연합회 간사장, 나하시장을 역임하는 등 오키나와 보수 정치의 ‘에이스적 존재’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은 평가했다.
2009년 정권 교체를 이룬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현 밖 이전 공약을 철회한 것을 계기로, 오키나와의 과도한 기지 부담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면서 헤노코 이전 용인에서 현 외 이전으로 입장을 전환했다. 2012년 미군 수직 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의 배치에 반대하는 초당파 모임 공동대표에 취임하는 등 보수계와 혁신계 세력이 함께 한 ‘올 오키나와’를 이끌었다. 2014년 헤노코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오키나와현 지사에 당선됐다.
취임 후에는 헤노코 이전 저지를 최대 과제로 내걸면서 “일본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가 질문받고 있다”고 주장, 이전을 진행하려는 정부와 각을 세웠다. 2015년 전 지사가 승인한 헤노코 매립 승인을 철회하고 정부와 법정에서 다퉜다. 지난해 12월 최고재판소가 헤노코 매립 승인 철회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그 후에도 헤노코 이전 저지를 호소했다.
지난 4월 췌장암이 발견돼 절제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와 공무를 병행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헤노코 이전 저지를 위한 최후 수단으로 헤노코 매립 승인 철회를 향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3일 후인 지난달 30일 상태가 악화돼 입원한 뒤 이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6월23일 태평양 전쟁 당시 오키나와에서 미군과 일본군 간의 조직적 전투가 끝난 것을 기리는 ‘위령의 날’ 추도식에서 “20년도 전에 합의한 헤노코 이전이 후텐마 기지 문제의 유일한 길인가. 미·일 정부는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헤노코 이전 반대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오나가 지사가 별세함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싼 중앙 정부와 오키나와현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오나가 지사의 임기만료에 따라 11월로 예정된 지사 선거가 앞당겨지게 됐다. 지사 선거는 지사 대리가 선거관리위원회에 현 지사의 사망을 통지한 다음날부터 50일 이내에 실시된다.
오키나와 지사 선거의 결과는 기지 이전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당선시켜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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