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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람들

‘반딧불이의 묘’의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별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대표해온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勳) 감독이 지난 5일 도쿄 도내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6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향년 82세.
 다카하타 감독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 ‘반딧불이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등의 작품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 출신으로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 재학 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1959년 도에(東映)동화에 입사, 1968년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으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처음 감독하면서 주목받았다.
 1971년 후배인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퇴사한 뒤 TV시리즈인 ‘루팡 3세’,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강머리 앤’ 등의 작품을 다뤘다. 미야자키 감독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섬 라퓨타’에는 프로듀서로 참가했다.
 1985년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했다.
 1988년 노사카 아키유키(野坂昭如) 원작의 ‘반딧불이의 묘’로 모스크바 아동청소년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부모를 모두 잃은 소년이 여동생과 함께 친척 집과 방공호를 전전다하 동생이 굶어죽고 자신도 최후를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전쟁의 참상을  절절하게 묘사한 작품이지만, 가해국 일본을 피해자로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공습에서 살아남은 감독 개인의 전쟁 체험이 반영돼 있기도 하다.
 이런 체험에 기반해 안보법 개정과 헌법 개정 시도 등 ‘전쟁가능한 국가’를 만들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카하타 감독은 이밖에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포 너구리 대작전’, ‘이웃집 야마다군’ 등 사회적 메시자가 담긴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2013년에는 수묵화풍의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를 선보여,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