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沖繩) 현대사 연구의 1인자이자 오키나와 평화운동의 원로인 아라사키 모리테루(新崎盛暉) 오키나와 명예교수(사진)가 지난달 31일 폐암으로 별세했다고 2일 일본 언론이 전했다. 향년 82세.
아라사키 교수는 1936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양친은 모두 오키나와 출신이었다.
1961년 도쿄대를 졸업한 뒤 도청에서 근무하면서 민간연구기관인 ‘오키나와 자료센터’에서 주임연구원으로 오키나와 전후사 연구와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1974년 오키나와대에 부임했다. 3차례 9년 간 오키나와대학장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는 8년간 이 대학 이사장을 지냈다.
그는 오키나와 전후사 연구를 통해 일본 사회의 오키나와에 대한 대응을 날카롭게 파헤쳐, 시민운동의 이론적 지주가 됐다.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미군 통치 시대(1945~1972년), 1972년 본토 복귀후 격변하는 오키나와 사회, 20년 이상 지속되는 미군 기지 건설 문제 등 오키나와가 처한 부조리에 맞섰다.
이와 함께 “연구보다 실천”을 강조하면서 평화운동에 진력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풀뿌리운동을 지원하는 운동을 펼쳤다. 석유비축기지(CTS)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CTS 저지투쟁을 확대하는 모임’을 조직하고 대표간사를 맡았다. 1982년에는 미군기지에 반대하는 ‘한평(一坪) 반전(反戰)지주회의’를 조직했고, 오키나와평화시민연락회 대표간사를 맡았다.
그는 “역사는 민중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오키나와 현대사는 미일 동맹과 오키나와 민중의 투쟁의 역사”라고 주장했다.
대표작으로 <오키나와 전후사>(공저), <오키나와 동시대사>, <오키나와 반전지주> 등이 있다. <오키나와 현대사>, <오키나와 이야기>, <오키나와―구조적 차별과 저항의 현장> 등의 책은 국내에도 번역됐다.
'국제 > 사람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당당하게 인종차별 할 수 있는 사회 되고 있어”…차별 소송 낸 김류스케 변호사 (0) | 2018.07.18 |
---|---|
“역경 속에서 싸웠던 재일한국인의 삶 보여주고 싶어”...재일2세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 (0) | 2018.05.22 |
<까마귀네 빵집>의 그림책 작가 가코 사토시 별세 (0) | 2018.05.08 |
‘반딧불이의 묘’의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별세 (0) | 2018.04.06 |
일본에서 기억되는 ‘제주 4·3사건’…고이삼 ‘4·3을 생각하는 모임’ 사무국장 (0) | 2018.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