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일본의 대학입시 문제에 핀란드에서 탄생한 인기 캐릭터 ‘무민’이 등장했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학입시센터시험(한국의 수능과 유사)의 지리B 과목.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3개국의 공통점과 차이를 묻는 다섯 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문제는 3개국의 동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져 일본에서도 방영된 애니메이션과, 핀란드·노르웨이로 각각 쓰여진 카드 가운데 핀란드에 관한 에니메이션과 카드를 각각 골라 조합하도록 했다. 수험생은 애니메이션 <무민>과 <꼬마 바이킹 비케>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핀란드어가 쓰여진 카드를 골라야 했다. 예시로는 스웨덴의 동화를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 <닐스의 신기한 여행>과 스웨덴어 카드가 제시됐다.
<무민>의 무대가 핀란드라는 것을 알면 절반은 맞출 수 있는 문제지만, 무민을 몰라도 바이킹과 관련있는 나라가 노르웨이라는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북유럽 3개국의 성립 과정으로부터 예시로 제시된 스웨덴어와 핀란드어의 유사성을 알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마이니치신문은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은 소재를 사용한 문제를 기초적인 지식을 활용해 해결, ‘실용적인 사고력’을 시험하는 최근의 (시험) 경향이 올해에도 보였다”고 전했다.
시험이 끝난 후 반응은 엇갈렸다. 인터넷상에는 당혹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무민을 모르면 풀 수 없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지식을 상식인 것처럼 시험에 내선 안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바이킹이 노르웨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공부 부족”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수험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덕분에 한 문제 망했음” “올해만큼은 (무민이) 노르웨이 작품이면 안 되나”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무민 공식사이트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보네요. 보다 많이 알려지도록 노력할게요”라고 밝혔다.
주일 핀란드 대사관도 공식사이트를 통해 “무민의 원작자는 핀란드인이지만, 모국어는 스웨덴어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걸 틀려도 인생은 아직 지금부터입니다. 응원하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무민은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책과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로, 텔레비전 프로그램 및 영화로도 제작됐다. 특히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캐릭터 상품을 파는 전문점이 있는 등 인기가 높다.
'국제 > 김진우의 도쿄 리포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려오는 북한 표류선...망자(亡者)를 대하는 법 (0) | 2018.01.23 |
---|---|
급속한 인구 감소, 시설 노후화에 ‘인프라’ 축소하는 일본 (0) | 2018.01.18 |
히키코모리 장기·고령화로 인한 ‘8050 위기’에...일본 정부 첫 실태 조사 (0) | 2018.01.03 |
'2018년일본 대예측'의 불안 (0) | 2018.01.02 |
돈에 쪼들려 좀도둑질까지...일본 야쿠자의 세계에 무슨 일이 (0) | 2017.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