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

경이적인 1억대 돌파...혼다 '슈퍼 커브'의 비밀은

   일본 혼다가 1958년 첫 선을 보인 오토바이 ‘슈퍼 커브(Super Cub)’가 누적 생산 1억대를 돌파했다. 세계 오토바이 역사상 최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가 1966년 판매를 시작한 도요타의 ‘코롤라’ 시리즈로 4500만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판매 대수다. ‘슈퍼 커브’는 성능이나 스타일이 발매 당시와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6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애용되고 있다. 오토바이 시장이 ‘정점’을 지났다는 현재에도 ‘슈퍼 커브’가 ‘현역’으로 살아남은 비밀은 뭘까.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는 19일 구마모토(熊本)현 오즈(大津)정 오토바이 공장에서 1억대 생산 달성 기념식을 갖고 ‘슈퍼 커브’의 최신 모델을 선보였다.
 슈퍼 커브는 혼다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가 직접 개발을 지휘한 모델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지막 제품이기도 하다. 개발 표어는 “일본인이 요구하는 것을 만든다”였다고 NHK는 전했다.  
 당시 혼다는 혼다 소이치로가 발명한 4사이클의 ‘오버헤드 벨브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 ‘드림 E호’가 겨우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정도였다. 과잉 생산으로 인한 위기 속에서도 혼다 소이치로는 “소바집의 꼬마도 타기 쉽도록”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끝에 슈퍼 커브가 대히트를 하게 된다.
 슈퍼 커브는 1958년 발매되자마자 일본의 연간 오토바이 판매대수 30만대 가운데 16만7000대를 차지하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2년 뒤에는 연간 생산대수가 56만대를 넘어 국내 오토바이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일본의 전후 부흥과 고도 경제성장을 지탱하는 ‘다리’로 불렸다.
 대히트의 이유는 지금까지 없었던 성능과 참신한 디자인이었다.
 당시 슈퍼 커브의 엔진은 경쟁업체의 50㏄ 오토바이에 비해 2배 이상의 마력에, 1ℓ당 90㎞를 달리는 뛰어난 연비 성능을 갖췄다. 고장도 적어서 ‘2륜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또 스커트를 입은 여성도 타기 쉽도록 다리를 올려 가랑이를 벌리고 좌석에 앉지 않고 타거나 내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소바집 배달원이 배달통을 좌우 한 손에 들고 운전할 수 있도록 왼쪽에 있는 게 보통이었던 방향지시등의 조작 레버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발로 기어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과 함께 오토바이 판매는 상승세를 계속했다. 하지만 1982년 329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오토바이 시장은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33만8000대로 1982년 당시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최근에는 혼다의 ‘몽키’, 야마하의 ‘SR400’ 등 50㏄급 모델이 생산을 종료한다는 우울한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슈퍼 커브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내 판매는 전성기의 88만대에서 지난해 3만대까지 감소했다.
 그런데도 슈퍼 커브의 판매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해외에서의 ‘존재감’ 때문이다. 혼다의 해외 생산대수는 지난해 320만대였다. 현재 160개국 이상에서 팔리고 있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서민의 다리’로 정착하면서 압도적인 판매고를 자랑한다. 베트남에선 아예 오토바이를 ‘혼다’라고 부를 정도다. 슈퍼 커브는 미얀마나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판매를 늘리는 등 시장을 더욱 개척하고 있다.
 슈퍼 커브의 ‘커브’는 영어로 ‘맹수의 새끼’를 의미한다. 작은 엔진이더라도 힘이 있다는 뜻으로 이런 이름을 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슈퍼 커브의 설계 사상이 “작고 견고하고 저렴한 가격. 무엇보다 누구나 타기 쉽다”로, 이후의 ‘혼다다움’을 결정지었다고 평가했다.
 발매 당시로부터 거의 변하지 않는 스타일로 내년이면 ‘환갑’을 맞이하는 슈퍼 커브가 ‘왕년의 명 오토바이가’가 아닌 ‘현역 오토바이’로서 언제까지 판매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