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落島·외딴 섬)가 살기 어렵다고요?’
일본에서 낙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추구하려는 귀농·귀촌의 목적지가 일본 본토에서 수십~수백㎞ 떨어진 낙도로 향하고 있다. 도시에서 출생지로 돌아가는 ‘U턴’,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이주하는 ‘I턴’이 ‘낙도턴’으로 분화하고 있는 것이다. 낙도의 생활 여건 등이 개선되고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을 실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연구기관인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종합연구소’가 인구 과소(過少)지역을 분석한 결과 전입자가 전출자를 웃도는 ‘사회증가율’이 가장 높은 시정촌(市町村·일본 기초자치단체) 10곳 가운데 9곳이 낙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전했다. 이 연구소는 과소 지역으로 지정된 시정촌 797곳(2015년 시점)을 대상으로, 2010년도 0~64세와 2015년 5~69세 인구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전입자가 전출자를 웃도는 곳은 93곳으로, 이 가운데 16곳이 낙도였다. 이주자의 농·어업 견습 기간 중에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이주자를 고용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아낌없는 지원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사회증가율 1위(27.7%)는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 200㎞ 넘게 떨어진 도시마(十島)촌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20~30대를 중심으로 141세대 239명이 이주, 2009년 582명까지 줄었던 인구가 700명을 넘었다. 0~4세 아동도 2010년도의 9배인 44명으로 늘어나 보육시설도 생겼다.
도시마촌은 농어업 종사자에 대해 가족당 하루 최대 1만엔(약 10만2000원)을 최장 5년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까지 26명이 이 제도를 이용했는데 사아타마(埼玉)현 출신의 후나미즈 후다(船水札)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2년 전 아내와 도시마촌의 다카라지마(寶島)로 이주해 아이도 태어났다. 현재 부부는 바나나 등의 무농약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섬에는 의사가 없어서 응급환자는 헬기로 이송한다. 섬 주민이 되면 섬에 도착하는 생활물자 등을 배에서 내리는 하역도 담당한다. 이런 불편함이나 부담이 있어도 이주 지원의 이점이 더 크다. 후나미즈는 “지원금이 나올 때 기반을 굳혀서 자력으로 생활이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제도의 아마(海士)정은 약 2300명의 인구 가운데 280명이 이주자다. 특히 2010~2015년 169세대, 211명이 이주했다. 마을에선 이주자의 창업을 지원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 바나나 가공, 발전(發電) 등 기업 14곳이 생겨서 이주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2년 전 도쿄에서 온 오노 요코(大野洋子)는 ‘선배 이주자’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한다. 그는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서 비로소 이주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구 약 360명의 니가타( 新潟)현 아와시마(栗島)는 2010년 이후 인구가 약 10명 늘었다. 마을은 2013년부터 도시 젊은이들을 ‘지역방문협력대원’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13명으로 임기가 끝난 뒤에도 마을에 남는 대원도 4명 있다. 마을에선 관공서 직원이 결원이 되면 이주희망자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사업도 시작해 매년 10명 전후의 아이들이 초·중학교에 입학한다. 마을 담당자는 “아이들이 다시 섬에 돌아올 수 있는 환경 만들기를 지역방문협력대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다기리 도쿠미(小田切德美) 메이지대교수(농촌정책론)는 “인구가 늘어난 낙도는 이주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계기로 이주자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있다. 그런 지역 만들기가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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