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학 시험’ 통과하면 대학원생 돼요.
일본 대학원 입시에 닌자(忍者·일본 전국시대의 첩보·암살 집단)와 인술(忍術·닌자가 사용하는 무술)학 문제가 등장한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미에(三重)현 미에대는 내년 2월 실시하는 대학원 입학시험의 선택과목으로 ‘닌자·인술학’을 새로 도입키로 했다. 이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구과 지역문화론 전공이 대상으로, 시험에선 닌자의 탄생 역사나 일본 문화에 미친 역할 등 폭넓은 지식을 묻는다. 자료를 독해한 뒤 다른 선택과목과 마찬가지로 일문일답이나 논술 문제가 나올 예정이다.
이 대학원 전공에는 닌자 관련 수업들이 설치돼 있어, 석사 논문도 닌자를 주제로 하는 게 가능하다. 정원은 8명.
미에대가 닌자·인술학을 대학원 입시에 도입키로 한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닌자를 학술적·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닌자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미에현 이가시 등에서 닌자 관련 사업이나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대학원 문호를 개방해 닌자 홍보·관광사업 등이 학술적인 뒷받침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관광 홍보 등을 하는 이들로부터 보다 전문적으로 닌자·인술학를 공부하고 싶다는 요청이 계속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닌자 연구를 전공하기 위해선 일본사 시험이 필수였다. 특히 이 가운데 고문서의 초서(흘림 글씨) 해독은 사회인이나 외국인 수험생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닌자·인술학 시험을 선택할 경우 이같은 내용은 제외된다. 문턱을 낮춰 외국인을 포함해 닌자·인술학에 관심과 조예가 깊은 사람들도 대학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닌자 연구를 개척할 인재를 기르겠다는 것이다.
미에현은 ‘이가(伊賀)닌자’의 발상지로, 닌자박물관이 있는 등 ‘닌자의 고향’으로 일본에서 유명하다.
미에대도 ‘이가 닌자’의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닌자 연구를 시작, 같은 해 이가시와 함께 닌자가 가진 기술이나 생활의 지혜 등을 분석·연구하는 ‘연계 필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고문서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국제닌자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다음달에는 외국인 연구자도 초빙하고, 10월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닌자 관련 수업을 늘릴 예정이다.
일본 내 닌자 연구의 1인자로 꼽히는 야마다 유지(山田雄司) 미에대 교수는 “닌자·인술은 일본인이 키워온 일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면서 “일본 및 일본인은 누구인가 하는 것을 고찰하는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 살려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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