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죽었을 때나 생일 때는 유급 휴가, 동반 출근도 가능….
일본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원을 위한 복지제도를 두는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기업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집에서 함께 사는 스타일이 정착하면서 직원들의 일할 의욕을 높이고 인재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앱(어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인 유레카는 지난 4월 직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월 3회까지 무료로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반려동물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반일 휴가를 연 3회 낼 수 있다. 이럴 경우 반려동물을 데리고 출·퇴근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최근 몇 년 간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지난해 육아휴직 중의 복직 지원 등의 제도를 충실하게 하는 한편, 반려동물 관련 제도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제도가 있어서 일하기 쉬운 회사라고 알리기 쉽다”고 말했다.
유니참은 지난 1월 기르던 개나 고양이가 죽었을 경우 1일 유급휴가를 얻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3촌 관계의 친척이 죽었을 때와 마찬가지다. 이 회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원은 약 40%에 이른다. 회사 측은 “휴가를 반려동물의 장례식을 위해 사용하는 사원들이 꽤 있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원의 감정을 배려하고자 했다”고 제도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반려동물협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수는 1972만 마리로, 15세 미만 아이 수 1571만명을 웃돈다.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의 다케이 이즈미 주임연구원은 “반려동물에게도 아이들과 같은 복리후생제도를 요구하는 생각이 생겨나 이를 이해하는 풍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려 동물과 공생한다는 생각이 뿌리깊은 서구에선 동반 출근이 가능한 기업도 많다. 일본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외국계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펫 프렌들리’ 이미지는 기업의 인재 확보에도 연결되기도 한다. 인터넷업체 파레이는 2011년 고양이의 식비를 지급하는 ‘고양이 수당’을 구인광고에 내면서 입사 희망자가 크게 늘었다. 마스 재팬에서 월 2회 애견과 함께 출근하는 사카이 후미는 “반려동물에 다가가는 기업 문화에 끌려서 전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선반려동물 음식이나 의료·보험, 호텔 등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1조4889억엔(약 14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르노 재팬은 최근 펫상품 전문기업인 이온펫과 함께 소형 미니밴 ‘캉구’의 한정판 ‘캉구 위드 펫’을 판매했다. 수의사의 감수를 거쳐 반려동물을 위한 해먹과 손질 도구 등의 장비를 갖춘 자동차다. 심박수 등으로 개나 고양이의 스트레스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기기를 내놓는 회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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