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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스마트폰 시대, 전화 응대법 모르는 젊은이들...“전화 스트레스에 회사 그만둘래요”

 ‘전화 받는 게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일본에서 회사 전화 때문에 ‘마음의 병’을 앓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로 걸려오는 낯선 사람의 전화에 응대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하는 사원도 잇따른다. 닛케이스타일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한 방송국 직원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다”면서 사직서를 냈다. 비슷한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는 젊은 사원들이 적지 않다.

 일본의 젊은 세대가 직면한 ‘회사 전화 스트레스’는 낯선 이들의 전화에 어떻게 응대하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 ‘어떤 입장인지 모르는 사람’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게 적지 않은 중압감을 준다는 것이다. 회사로 걸려온 전화를 ‘윗사람’에게 연결하는 것도 고역이다. 상사가 “누가, 무슨 용건으로 전화한 거냐”라고 물어볼 경우 요점만 잘 간추려서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세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집에서 가정용 전화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낯선 사람의 전화에 대응하는 데에는 일종의 훈련이 필요하다. 집집마다 전화가 있던 시절에는 부모가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전화 대응법을 익힐 수 있었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도 절차와 ‘패턴’이 있다는 것을 배웠던 것이다. 전화를 걸 때에도 마찬가지다. 통화의 ‘테크닉’을 어릴 적부터 배운 셈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런 연습을 할 기회가 없다. 발신자 이름이 찍힌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는 상대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용건만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 전화는 다르다. 그래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회사 전화를 받을 때 곤혹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자 메시지나 직접 만나면 몰라도, 음성 통화만으로는 미칠 것 같아서 수화기를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주면 될 텐데 회사 전화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정말 번거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전화가 없이는 업무가 불가능한데 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둘 정도면 애당초 직장생활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컨설팅회사 셀레브레인의 다카기 고지(高城幸司)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문자 메시지나 소셜미디어로 모든 일을 전하는 습성이 있어서, 연령대가 다르면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의사소통처럼 돼버린다”며 “이 때문에 아예 젊은 사원들에게 전화대응법을 가르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