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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일본 지바에는 ‘귀신전차’가 다닌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으스스한 음악과 괴담(怪談), 깜빡깜빡거리다가 툭 꺼지는 전등, 차창을 “똑똑똑” 두드리는 소리, 그리고 갑자기 뛰어들어오는 좀비들…. 도대체 뭐지, 이 열차는.
 일본 지바현 조시시에는 ‘귀신 전차’가 다닌다. 전차 안을 ‘귀신의 집’으로 만든 ‘귀신의 집 전차’다.
 조시 시내의 6.4㎞를 달리는 ‘조시전철’이 여름휴가를 맞아 ‘납량 특집’으로 지난 16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통상의 열차 시각표에는 없는 전차다.
 조시전철은 2년 전 처음 이 ‘귀신 전차’를 운행했는데 참가자들의 호응이 좋아서 이번 여름에도 운행을 결정했다. 매년 다른 ‘괴담’ 시나리오로 ‘귀신전차’를 진행한다. 이번 시나리오는 저주에 걸린 부케를 받은 신부들이 사라진다는 ‘행방불명된 신부’다.
 NHK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30분 전차 시간표에는 나와 있지 않은 2량 편성의 전차가 이누호역을 출발했다. 전차에 탄 승객은 약 40명.
 전차 안은 일반 전차보다 조명이 어둡다. 전등이 깜빡깜빡거리기도 한다. 어두침침한 열차 안에선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조시를 무대로 한 괴담이다.
 천천히 달리던 전차는 전차 역도 아닌 곳에 멈췄다. 그러자 전등이 꺼지면서 전차 안이 깜깜해졌다. 누군가가 차창을 두드려댄다. 
 잠시 뒤에는 ‘좀비’ 복장을 한 이들이 전차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놀란 승객들이 ‘꺄악’하는 비명을 질러댔다. 엄마에게 바싹 붙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귀신 전차’는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달려서 오후 8시30분 이누호역으로 돌아왔다. 약 1시간의 ‘공포 여행’을 마친 참가자들은 아직까지 공포가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한 초등학생은 “(좀비 복장을 한) 사람이 갑자기 뛰어들어와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탔던 한 여성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귀신 전차는 다음달 25일까지 주말과 휴일을 중심으로 저녁 시간 하루 2편씩 운행된다. 요금은 성인 기준 2700엔(약 2만7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