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

호적등본 까는 제1야당 대표... 지리멸렬 일본 민진당의 웃픈 현실

 렌호(蓮舫) 일본 민진당 대표(50)가 호적등본을 공개하기로 했다. 자신의 이중국적 문제가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를 비롯한 당 침체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견제하는 대안정당은커녕 존재감 자체가 사라진 제1 야당의 현실을 보여준다.
 렌호 대표는 11일 당 의원회의에서 일본 국적을 선택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호적등본을 언제든지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전했다. 대만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렌호 대표는 고교 때 대만 국적을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9월 대표경선 때 이중국적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이후 대만 국적을 버리고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고 선언했으나 호적등본 공개는 “가족의 프라이버시”라면서 거부해왔다.
 결국 호적등본을 열어보이기로 한 것은, 선거 패배 책임론을 피하고 당내 구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 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때 인기 없는 민진당을 떠나 자민당 출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도민퍼스트회’로 옮기는 후보들이 잇따랐다. 민진당은 그나마 남아있던 7석이 5석으로 줄어들었다. 자민당의 ‘역사적 참패’에 가려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11일부터 시작된 의원회의에서 렌호 대표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간사장 등 당 지도부 쇄신이나 해체에 가까운 환골탈태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랐다. “렌호 대표가 이중국적 문제를 질질 끈 게 최대의 방해요인이었다”라는 지적도 또다시 나왔다.
 렌호 대표는 한때 고이케 지사,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과 함께 ‘여성 정치인 트로이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가 대표가 된 이후에도 민진당 지지율은 한자릿수를 맴돌았다. 아베에게 등 돌린 민심을 흡수하지 못했고, 도민퍼스트회 돌풍에 가려 되레 존재감이 사라졌다. 현재로선 ‘포스트 렌호’ 후보도 딱히 보이지 않아, 민진당의 지리멸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