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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월드피플]히틀러 풍자? 또 논란 빚은 ‘호리에몬’ 호리에 다카후미 전 라이브도어 사장

 ‘호리에몬’으로 불리면서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45) 전 라이브도어 사장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중파 생방송에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티셔츠를 입고 출연한 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히틀러 연상시키는 티셔츠 입어.. 자서전 제목도 <나의 투쟁>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호리에는 전날 오후 일본 공영방송 NHK의 생방송 정보프로그램 ‘고고나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가 입은 검정색 반팔 티셔츠에는 ‘2대 8 가르마’에 짧은 콧수염을 한 히틀러를 닮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다만 ‘NO WAR(전쟁 반대)’라는 글자와 함께 반전과 평화의 상징인 ‘피스 마크’도 그려져 있었다. 
 이를 두고 NHK에 “부적절하다” “입고 있는 의미를 모르겠다” 등의 비판 의견이 수십건 전해졌다고 한다. 이에 사회자가 프로그램 말미에 “시청자로부터 히틀러를 상기시킨다는 의견을 받았다. 불쾌함을 느낀 분들에게는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인터넷에서도 “NHK 괜찮냐‘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반전을 풍자하는 것이라면 문제 없지 않냐”라면서 옹호하는 의견들도 나왔다. 
 호리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히틀러가 피스 마크를 하고 ‘NO WAR’를 외치는 티셔츠를 몇 번이나 입었지만 처음으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봐도 평화를 기원하는 티셔츠로밖에 보이지 않을 텐데”라고 했다. 
 앞서 호리에는 <나의 투쟁>이라는 자서전을 펴내기도 했다. 히틀러의 자서전과 같은 제목이다. 


■벤처신화에서 감옥까지... 최근엔 로켓 사업
 호리에는 2000년대 초반 일본 벤처신화의 총아였다. 1996년 도쿄대를 중퇴하고 벤처기업 ‘온 더 에지’를 세운 뒤 연이은 인수·합병으로 기업 규모를 키우고, 포털사이트 라이브도어를 출범시켰다. 이후 프로야구 구단 긴테스 버팔로와 민영방송 후지TV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는 위계질서가 강한 일본의 틀을 깨는 파격의 대명사였다.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일본 사회의 폐쇄성을 질타하고,  <돈 버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같은 책을 쓰기도 했다. 이 같은 점이 젊은이들로부터 갈채를 받으면서 일본의 국민적 만화 캐릭터인 도라에몬을 빗대 ‘호리에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신화는 딱 거기까지였다. 2005년 자민당 추천으로 무소속으로 중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2006년 분식회계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이후 2년6월의 실형이 확정돼 2013년 가석방될 때까지 1년 9개월을 복역했다.
 하지만 호리에는 수감 중에도 면회 온 직원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메일 매거진에 글을 올리면서 활동을 이어갔다. 가석방 후에는 음악 밴드를 결성해 음반을 내거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제작에 관여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정력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유료 메일 매거진인 ‘호리에 다카후미의 블로그에서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정기 구독자만 1만명을 넘는다.
 최근 그의 이름이 또다시 세간의 주목을 모은 것은 일본 최초의 민간 로켓 발사 뉴스를 통해서다.  홋카이도 다이키초에 있는 로켓개발 벤처기업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는 자력으로 개발한 로켓 ‘MOMO(복숭아)’ 1호기를 오는 29일 쏘아 올린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일본에서 민간 단독으로 만든 로켓이 처음으로 우주공간에 도달하게 된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호리에도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는 호리에가 최대 투자자로 2013년 창업했다.
 호리에가 지난 5월말 출판한 책<다동력(多動力)>도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있다. 그는 이 책에서 업계 간 장벽이 사라지는 ‘수평균등형 모델’의 시대에 각 영역을 신속하게 넘어가는 ‘월경자(越境者)’가 되야 한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차례차례 하면서 돌아다니는 ‘다동력’을 몸에 익힐 것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