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머리야!” “그 사람 여자예요, 여자.”
다음달 2일 일본 도쿄 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에서 막말 파문이 끊이지 않는다. 비서관을 향한 의원의 갑질·폭언에 여성 비하성 발언까지 나왔다. 현직 방위상은 자위대의 정치 중립을 훼손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독주 체제의 오만과 해이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민당은 최근 2선 중의원인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사진 오른쪽) 의원의 갑질·폭언 파문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도요타 의원은 최근까지 55세 정책비서를 반복해서 때리고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지난 22일 주간신초 보도로 드러났다. 그는 이 비서가 운전하는 차의 뒷자석에 앉아서 업무상 실수를 지적하며 얼굴과 등을 마구 때리고, “대머리야” “죽으면 어떻겠냐.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것 같다”는 등의 폭언을 했다. 비서를 비난하는 가사를 붙여가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도요타는 아베 총리와 같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소속으로,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2012년 중의원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한 ‘아베 키즈’다.
도요타 의원은 비판이 커지자 곧바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자민당은 ‘꼬리 자르기’를 바라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폭언이 담긴 녹음파일이 TV 프로그램에서 방송되고, 인터넷에서도 계속 돌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발언이 더 기름을 부었다. 아소는 지난 24일 아소파 의원 모임에서 도요타에 대해 “학력만 보면 한 점 나무랄 데가 없지만, 그 사람 여자에요, 여자”라고 말했다. 정치학자 미우라 루리(三浦瑠璃)는 트위터에 “자민당이 이상한 후보를 골랐고, 역시 이상한 인물이었다는 게 분명해진 때에 여성 전체의 문제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민당은 슬슬 카운셀링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27일 도쿄 도의회선거 지원유세를 하면서 “방위성과 자위대, 방위상, 자민당으로서도 부탁하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자위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에선 공무원의 중립을 규정하고 있고, 자위대법에도 자위대 대원의 정치적 행위를 제한하고 특정 후보 지지를 금지하고 있다. 이나다는 발언을 철회했지만 당내에선 “자책골의 대합창”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가케학원 특혜 스캔들 등으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정부·여당의 구설수가 계속되자 자민당 내에선 “정권 탈환 후 최대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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