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요시다(吉田)정은 내년부터 초·중학교의 여름 방학을 10일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학부모를 상대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교사들의 장시간노동 문제가 있다. 여름방학을 줄여 연간 수업일수를 늘리고, 대신 하루 수업시간은 줄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30일이던 여름방학은 올해 24일로 줄어들었고, 내년에는 10일이 된다. 이에 따라 올해 210일인 수업일수가 내년에는 220일 이상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하루 6시간 정도인 수업시간을 4~5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수업외 업무를 하는 시간을 앞당겨서 시간외 근무를 줄여 교사들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생각이다. 여름방학뿐 아니라 총 33일인 봄·겨울 방학도 30일 정도로 줄일 예정이다.
요시다정에선 시간외 근무가 지난해 초등학교는 평균 57.6시간, 중학교에선 90.1시간이었다. 교사들은 여름 방학 중에도 보충수업이나 수영 지도, 부활동 등을 위해 학교에 나왔지만, 학생들은 희망자만 출석하기 때문에 수업일수로는 계산되지 않는다. 담당자는 “수업일수로 계산이 되는 통상의 수업을 실시하는 쪽이 부담이 줄어든다고 판단했다”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일본에선 교사들의 장시간노동이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수업 외에 학생 지도, 부활동 등으로 인해 시간외 근무를 하는 교원들이 많다.
이 때문에 각지에선 교원의 ‘일하는 방식 개혁’을 진행 중이다.
아이치(愛知)현 교육위원회는 근무시간 외 학교에 있는 시간이 월 80시간이 넘는 교사들을 단계적으로 줄여 2019년에는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월 80시간’은 후생노동성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기준치인 ‘과로사 라인’이다.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아이치현에선 중학교 교사의 약 40%, 초등학교 교사의 10%가 ‘과로사라인’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치현 도요하시(豊橋)시 교육위원회는 부 활동의 아침 연습을 금지시켰다. 교직원들의 절반 가까이가 부활동의 고문을 하고 있는 학교도 있어서 ‘과로사 라인’을 넘는 교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요코하마(橫浜)시에선 야간에는 전화를 자동응답서비스로 설정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다. “내일 준비물은 뭐냐”고 전화로 물어보는 학부모들를 응대하다 보면 교사의 퇴근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오사카(大阪)시 교육위원회는 일주일 중 하루를 ‘유토리(여유)의 날’로 정해 교원의 퇴근시간을 앞당기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개선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 22일 자문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 총회를 열고, 교원의 장시간근무 해결을 위한 실효책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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