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내각 지지율이 한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총리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특혜 의혹과 인권침해 우려가 큰 ‘공모죄’ 법안 강행 등 아베의 일방 독주가 역풍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주 뒤 열리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이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6%로 한 달 전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로 9%포인트 증가했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가 ‘지지한다’를 넘어선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44.9%로 한 달 전에 비해 10.5% 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새 12%포인트 폭락한 49%를 기록했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신문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6~18일 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한 달 만에 7%포인트 떨어진 49%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 조사로는 6%포인트 하락한 41%였다.
가장 큰 원인은 ‘가케학원 스캔들’이다. 이 사학법인이 수의학부를 신설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함께, 그 특혜가 ‘총리의 뜻’이라는 문부과학성 내부 문건이 폭로됐다. 정권 고위층이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총리 측은 “출처 모를 괴문서”라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지난 15일 문부성은 그런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다음날 내각부는 “문건 자체는 진짜지만,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70%, 마이니치 74%, 니혼게이자이 75%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자민당은 또 15일에 ‘테러 등 준비죄(공모죄)’ 법안을 국회에서 편법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을 ‘충분히 심의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아사히 여론조사에선 80%, 요미우리 조사에선 69%에 달했다. 요미우리는 “다음달 2일 도의회 선거에서 정부·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자민당 후보에 대한 비판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가 자민당을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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