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의료 장비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의료용 마스크나 가운을 재활용하거나 방호복 대신 쓰레기 비닐 봉지를 뒤집어쓰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의료용 소독액이 부족하자 도수가 높은 주류의 대체 사용을 허가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선 의사나 간호사의 감염을 막는 마스크, 방호복, 장갑 등 ‘개인방호구’(PPE)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현재로선 의료용 일회용 마스크가 약 2억7000개, 방호복이 180만개, 안면보호대의 일종인 ‘페이스 쉴드’(face shield) 900만개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성능 의료용 마스크 ‘N95’의 경우 원래대로라면 한 번 쓰고 버려야 하지만 후생노동성이 재활용을 촉구할 정도로 쪼들리고 있는 상태다. 후생노동성은 향후 수 개월 내에 1300만개를 조달할 목표지만, 이달 확보할 수 있는 것은 70만 개에 불과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국내업체는 투자 여력이 없고, 중국 등에서의 수입은 중국이 자국 공급을 우선하면서 정체된 상태다. 방호복의 경우도 180만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 내 공급량은 월 16만개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의료 현장에선 의료 장비 부족으로 인한 ‘의료 붕괴’까지 우려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15일 도쿄도의 한 감염증지정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의 증언을 통해 의료 물자의 공급이 줄면서 감염자 진찰 등에 사용하는 의료용 마스크나 가운 등을 멸균처리해 재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소모품을 재사용하는 것은 병원 내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능한 한 피해야 하지만 절약하지 않으면 1·2개월 안에 바닥이 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쓰고 의료현장의 사람들이 치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 현재 마스크, 방호복, 장갑 등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옷 재고품이 있거나 집에 사용하지 않은 비옷이 있으면 사들일 것이니 꼭 연락을 달라”고 밝혔다. 방호복 등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모렌코포레이션에는 의료기관으로터 “보수품이라도 좋으니까 원한다”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소독용 알코올 부족도 심각하다. 후생노동성은 주류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소독용 알코올 대신 사용하는 것을 특례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야마(富山)현의 양조업체인 와카쓰루(若鶴)주조는 소독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알코올 농도가 77%인 고농도 제품을 생산해 지난 13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의료 현장의 아우성과 달리 생산기업의 움직임은 둔하다. ‘N95’ 마스크의 경우 고도의 제조기술이 필요하고, 인증에 1년 정도가 걸린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뒤 공급 과잉이 될 것을 꺼리는 것도 기업이 증산이나 신규 생산을 망설이는 이유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Posted by fontif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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