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택에서 여유있게 쉬는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루이 16세냐” 등의 비난을 받는 가운데 해당 동영상에 등장하는 유명 가수가 아베 총리 측이 사전 연락 없이 자신의 콘텐츠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음악의 정치 이용” 등의 비판이 자신에게까지 향하자 선을 그은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 관방장관은 이번 논란에 대해 “많은 반향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수 겸 배우 호시노 겐(星野源)은 전날 밤 늦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베 총리가 올린 ‘집에서 춤추자’는 동영상은 지금까지 다양한 동영상을 올려주고 있는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에게도, 소속 사무실에도 사전 연락이나 확인은, 사후를 포함해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상, 리포스트와 트윗 등을 해주셔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에서 확산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 등에 자택에서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거나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는 모습 등이 담긴 동영상을 호시노가 ‘집에서 춤추자’는 곡을 기타를 연주하면서 부르는 동영상과 함께 올렸다. 호시노가 지난 3일 “누군가 이 동영상에 악기 반주나 코러스나 춤을 더해주지 않을까”라고 요청한 데 따라 유명인들의 호응이 잇따르는 것을 활용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이 동영상과 함께 “친구와 만날 수 없다. 회식도 못 한다. 다만, 여러분의 이런 행동이 많은 목숨을 확실히 구하고 있다”면서 외출 자제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국정 최고책임자가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인터넷 상에는 “뭐냐, 이게”, “귀족이냐”, “필사적인 국민들이 많은데 여유롭게 애완견과 놀고 차를 마시고 TV를 보다니” 등의 댓글들이 잇따랐다. 경제 평론가 오기하라 히로코(荻原博子)는 닛칸스포츠에 “당신은 루이 16세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아베 총리의 동영상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지면서 호시노를 향해서도 “정권에 협력했다면 실망” 등 비판이 제기되자 아베 총리의 동영상은 자신과 무관하게 작성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호시노의 언급이 전해지자 인터넷 상에선 “더 이상 호시노를 말려들게 하지 마라”, “총리 정도 되면 연락을 했어야 하지 않나” 등의 비판이 나왔다. 아베 총리가 연예인 동영상을 사전 허락도 없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호시노씨가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는 데 총리가 공감했다. 확인가능한 범위에서 사상 최고인 35만 건을 넘는 ‘좋아요’를 받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ㅇ은 전했다. ‘불안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총리가 유유자적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 적절했나’는 질문에는 “젊은이의 코로나19 감염이 매우 많다. 외출 자제를 호소하기 위해선 매우 유효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반감을 자초한 면이 있지 않나’는 질문에도 “여러 견해가 있지만, 사상 최고인 35만건 이상의 ‘좋아요’ 등 많은 반향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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