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12일 현재 누적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 사이에선 “전국적인 감염 만연(蔓延·널리 퍼짐)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내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의료 붕괴가 임박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도쿄에서 166명의 감염이 확인되는 등 일본에서 총 50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해 8111명이 됐다. 지난 4일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뒤 8일 만에 2배인 8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일본 내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선 데 대해 전문가들은 감염이 전국적으로 만연했으며, ‘감염 폭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일본감염증학회 이사장은 NHK에 “일주일 간 감염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감염 만연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도쿄와 오사카에서와 같은 일이 일본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긴급사태가 발령된 7개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타무라 요시히로(北村義浩) 나가노보건의료대학 교수는 12일 TBS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감염폭발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특히 병원 내 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도쿄도에선 전날 나카노(中野)구에 있는 나카노 에고타(江古田)병원에서 8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에선 지난 4일 환자 5명까지 합하면 92명이 무더기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지난 4일 감염 확인 후 약 100명의 환자와 의사, 간호사, 직원 등을 검사했는데 그 결과 90%에 가까운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앞서 도쿄도 다이토(台東)구 에이주(永壽)종합병원에선 환자 94명과 직원 69명이 집단감염돼 이 가운데 환자 20명이 사망했는데, 도내 다른 병원에도 감염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도쿄 외에도 홋카이도 삿포로시 호흡기과병원에서 12명, 도야마현 시민병원에서 13명의 감염이 12일 확인되는 등 전국적으로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국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는 병원 내 감염은 응급 체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동일본 지역의 한 구급병원에선 환자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그를 매개로 한 원내 감염이 발생해 한때 응급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렸다. 구명구급센터에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가 몰리면서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환자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일본구급의학회와 일본임상구급의학회는 지난 9일 공동성명에서 이런 상황을 전하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구급 의료가 “붕괴의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두 단체는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나 가운 등이 압도적으로 부족해 환자에 대한 대응도 “극히 곤란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검역 현장에서의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 아이치(愛知)현은 12일 밤 코로나19 감염자로 전날 발표했던 28명 중 24명이 실제 음성이었다고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아이치현은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양성환자 검체 일부가 음성 대상자의 검체에 비산(飛散)해 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어떤 경위로 검체가 섞이게 됐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잘못된 검사 결과로 6명은 입원까지 했고, 그중 80대 남성 1명은 2시간가량 다른 양성 환자가 있던 병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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