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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본 니혼 닛폰

아베, ‘자택 휴식’ 동영상에 “루이 16세냐” 비난 쇄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외출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택으로 보이는 곳에서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거나 차를 마시고 독서를 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 일본의 인기 가수 호시노 겐이 ‘집에서 춤추자’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덧붙였다. 지난 3일 호시노가 외출 자제 분위기에 맞춰 올린 영상에, 유명 연예인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편집해 SNS 상에 올린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영상과 함께 “친구와 만날 수 없다. 회식도 못 한다. 다만, 여러분의 이런 행동이 많은 목숨을 확실히 구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가혹한 현장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 분 한 분의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외출 자제 요청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자신도 집에서 지내는 영상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이 영상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뭐냐, 이게”, “국민의 마음을 거스르는 것”, “필사적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여유롭게 애완견과 놀고 차를 마시고 TV를 보다니”, “유유자적하게 지낼 형편이 아닌 사람들이 일본에는 매우 많다” 등의 댓글들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친구와 만날 수 없거나 술 자리를 할 수 없어서 괴로운 게 아니다. 증상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게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평론가 오기하라 히로코(荻原博子)는 닛칸스포츠에 “466억엔을 들여 천 마스크 2장을 세상에 푼 지가 언제인데 이 동영상이냐. 당신은 루이 16세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루이 16세는 프랑스 부르봉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프랑스 대혁명 때 혁명군에 붙들려 프랑스 왕들 중에는 유일하게 처형당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이 격감한 사람에 대한 정부의 보상이 충분하지 않거나 바깥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총리가 보여야할 것은 국민이 안심하고 집에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호시노 겐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등의 비판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총리가 해야 할 일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