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도 폭발적인 감염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2주 만에 감염자 수가 30배 이상 뛰어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고 29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감염자 수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해오다가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자 비상 상황임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뒤늦게 대책 마련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을 거론하면서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단기간에 같은 상황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도쿄와 오사카 등 도심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어할 수 없는 감염의 연쇄가 생기면 폭발적인 감염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번 폭발적인 감염 확산이 발생할 경우 구미(歐美) 사례로부터 추산하면 불과 2주 만에 감염자 수가 30배 이상 뛰어오를 수 있다”고 했다. “지금 보고 있는 감염자 수는 잠복기간 등을 감안하면 2주 전의 감염 상황”이라며 “2주가 지나 숫자로 나타날 때에는 환자의 증가 속도는 더 이상 제어할 수 없을 정도가 돼 버린다”고도 했다. 지난 26일 정부대책본부회의 첫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국난(國難)’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코로나19의 대폭발 가능성을 재차 시인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감추고 있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 단계에선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근근이 버티고 있어 벼랑 끝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싸움은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국민들의 협력을 재차 구했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 “전에 없던 정책 패키지를 실행에 옮기겠다”며 2008년 ‘리먼 쇼크’ 때 이상의 대규모 긴급 경제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긴급 경제대책의 골자로, 민간 지출을 합한 사업 규모가 리먼 쇼크 때 56조엔(약 630조원)을 넘어선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만 하루 최고치인 208명이 확인돼 전체 확진자가 2434명으로 늘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로써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한국의 두 배 수준이 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에선 28일 0시 기준으로 146명, 29일 0시 기준으로 105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다. 29일 도쿄의 누적 확진자 수는 430명으로. 서울 확진자 수 410명(29일 0시 기준)을 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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