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한국·미국·중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로부터의 입국을 거부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조만간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중국 등에서 최근 2주 이내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거부하는 등 미즈기와(水際·물가)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즈기와 대책은 해외 감염원이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들 지역의 감염증 위험 정보를 ‘방문 중지’ 권고하는 ‘레벨3’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일본 정부가 40개국 이상의 국가와 지역을 입국 거부 대상으로 추가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과 그리스 등 유럽 일부, 미국과 캐나다 등이 대상으로 검토된다.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도 입국 거부 대상을 일부 지역에서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한국 대구와 청도, 중국 후베이성과 저장성, 유럽 21개국 등에서 오는 이들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중국에서 오는 이들에 대해선 2주간 자택 등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입국 제한 조치를 하고 있는데, 이 조치를 입국하는 모든 이들에게 확대하는 방향을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에선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에선 169명의 코로나19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 특히 집단감염이 잇따라 확인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내에선 ‘긴급사태’ 선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26일 대책본부를 설치했는데, 전국적으로 감염병이 만연해 국민 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다. 가마야치 사토시 일본의사회 상임이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을 아베 총리에게 촉구했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1일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2일 도쿄를 봉쇄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긴급사태 선언과 관련,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1일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란 소문을 두고 “그런 사실은 없다”고 했다. 아베 총리도 저녁 집권 자민당 회의에서 “내가 긴급사태와 계엄령까지 선포한다는 헛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일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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