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제/일본 니혼 닛폰

‘무슬림 관광객을 잡아라’ 도쿄역에 무슬림 기도실 설치


 일본 도쿄 역에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실이 5일 설치됐다. 역 구내에 기도실이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무슬림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이다. 

 도쿄를 비롯해 일본 동부 지방에서 열차를 운행하는 JR동일본(東日本)이 이날 도쿄 역 마루노우치 쪽 여행센터 안에 문을 연 기도실은 넓이 8㎡로, 두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손과 발을 씻는 ‘소정(小淨)’ 시설도 두고 있다. 여행객들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연중 내내 이용할 수 있다. 무슬림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역 구내에 기도실 위치를 알리는 안내 표시도 붙였다. 

 JR동일본이 기도실을 설치한 것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이 최근 크게 늘면서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JNTO)에 따르면 2009년 6만3000명이던 인도네시아인 관광객은 2016년 27만1000명으로 증가했다. 올 1~4월에만 12만1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가 늘었다. 일본을 찾는 말레이시아인도 2009년 8만9000명에서 지난해 39만4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여행관련업체는 이처럼 늘고 있는 무슬림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모으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시설을 만들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상업시설들은 기도실을 만들고, 호텔들은 무슬림들이 기도할 때에 편하도록 메카 방향을 표시한 ‘키블라’가 걸린 객실을 마련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바현 시스이 아울렛은 2014년 기도실을 설치했고 다카시마야백화점 도쿄 신주쿠점도 기도실을 뒀다. 삿포로의 시로이고이비토 테마파크는 2014년 무슬림을 위한 예배당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슬람 여행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샤리아(이슬람 율법)호텔 후지산’이 후지산 근처에 문을 열었다. 이 호텔에선 이슬람 율법에 맞는 할랄 음식을 제공하며, 객실마다 키블라가 있다. 오카야마현에선 올초 무슬림 친화적인 시설이나 음식을 갖추고 있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인증 로고를 붙이는 제도를 뒀다.

 장기간 일본에 체류하는 무슬림을 위한 시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릿쿄(立敎)대는 지난 4월 기도실을 열었고, 조치(智大)대는 할랄 음식을 파는 카페테리아를 개설했다. 무슬림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