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휘청대고 있다. 정부 주최 ‘벚꽃을 보는 모임’의 사적 활용 등 각종 의혹이 발목을 잡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뒷북 대응이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요미우리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4~16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47%로 지난 조사(1월17~19일)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포인트 오른 41%였다.
요코하마항에 격리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자가 급증한 데다 일본 지역사회에도 감염자가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두고 ‘평가하지 않는다’가 52%로 절반을 웃돌았다. ‘평가한다’는 36%였다. 이는 지난 7~9일 실시된 NHK 여론조사에서 ‘평가한다’가 64%, ‘평가하지 않는다’가 31%였던 데 비해 부정 평가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요미우리는 “13일 국내에서 감염자가 처음 사망한 것 외에도 그 후 새로운 감염자가 잇따라 판명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베 정권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3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올 동안 전수조사, 탑승객 격리, 하선 시점을 놓고 갈팡질팡하면서 집단감염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는 ‘미즈기와’(水際·물가) 대책에 집착하다 국내 지역사회 감염 대책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처음 확인된 지 한 달이 지난 14일에서야 전문가회의를 설치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을 비롯, 지난해말부터 아베 정권과 관련한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아베 총리의 지금까지 설명에 대해 ‘납득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74%에 달했다. ‘납득한다’는 13%에 그쳤다.
앞서 지난 15~16일 실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1%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8.3%포인트 급락했다. 아베 총리 부부가 연루 의혹을 받은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로 지지율이 9.4%포인트 급락했던 2018년 3월 후 2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달보다 9.4%포인트 오른 46.1%였다.
한편 이번 요미우리 조사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59%가 반대하고, 27%가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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