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찰의 ‘칼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가까운 국회의원의 비위 의혹을 잇따라 겨냥하고 있다. 카지노 사업을 포함한 복합리조트(IR) 사업과 관련해 현직 의원을 체포한 데 이어 전직 법무상 부부의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현직 의원 체포는 9년 만일 정도로, 근래 보기 드문 기세다. 검찰 수사가 ‘벚꽃을 보는 모임’ 사유화 의혹에 시달려온 아베 정권에 또다른 타격을 줄 지 주목된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히로시마(廣島)지검은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상의 부인인 자민당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참의원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이들 부부의 사무소를 이날 각각 압수수색했다.
가와이 안리 의원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운동 기간에 선거 운동원에게 법정 한도를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등은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도 보수 초과 지급과 관련해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회사원 등 관계자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으며 압수물을 분석해 이들 부부를 피의자로 입건할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은 자민당 총재 외교특보로 활동하는 등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통한다. 지난해 9월 개각에서 처음 입각했으나 부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보도된 다음날인 10월31일 사임했다. 그는 당시 “나도 아내도 전혀 모르는 바다. 앞으로 착실히 조사해 설명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11월 국회에 결석신고서를 제출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세금 도둑”이라는 힐난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아베 정권이 핵심 정책인 IR 사업과 관련한 현직 의원의 비위 의혹도 파고들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카지노 사업권 확보를 노리는 중국 기업 ‘500닷컴’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 중의원 의원을 전날 구속기소했다. 그는 2017년 8월부터 1년여간 내각부와 국토교통성 부대신을 겸직하면서 IR 정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앞서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25일 아키모토 의원을 체포했는데, 현직 의원의 체포는 201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아키모토 의원이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돈의 규모도 늘고 있다. 검찰은 그가 현금 300만엔과 항공권 등 70만엔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했으나 최근에는 강연료나 여행 대금 명목으로 350만엔을 더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아키모토 의원 외에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 5명의 연루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방위상을 지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법무성 정무관(차관급)을 지낸 미야자키 마사히사(宮崎政久) 의원 등 집권 자민당 소속이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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