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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전 주한미군사령관 “2017년 한반도 전쟁 날 뻔...미국인 대피 계획도”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반도 정세가 긴박했던 지난 2017년 가을 북한의 오판으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 정부 내에선 한국과 일본에 체류 중이던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19일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우리들은 당시 모든 군사행동의 선택지를 검토했다”면서 “선제공격과 단독공격이 실제 필요한지 어떤지는 별도로 어떤 선택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각국 대사들과의 회담에서 “우리들의 목적은 전쟁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바꿔 외교적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이라면서도 “현실과 심각성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 (북한 측의) 오판으로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쟁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당시 워싱턴에선 복수의 정부 당국자와 상원의원, 퇴역 장교들이 ‘전쟁이 시작되는 방향이라면 미군은 미국 시민을 철수키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당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고, 미군이 핵 항모를 한반도 주변에 파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하지만 대피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선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하고, 북한에 대한 전략적 압력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검토 결과 두 조건 모두 채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미국인 대피 계획이 실행되면 북한이 ‘미국이 개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잘못 읽어 쉽게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다만 ‘북·미 대화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2017년 당시 북한의 벼랑 끝 외교와 달리 북미 당국자간 의사소통 채널이 존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화의 길을 닫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언동에 과잉반응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군사적으로 에스컬레이트(확대)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케빈 슈나이더 주일미군사령관은 이날자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난 몇 달 간 (군사) 태세와 레토릭(표현)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가장 임박한 안보상의 도전은 북한”이라고 했다. 슈나이더 사령관은 “미·일은 (북한의) 도발 행위 재개에 대비해 즉각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 2017년에는 김(정은) 체제가 탄도 미사일 개발과 실험을 반복했다. 그것이 재개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볼 때 미·일 양국에 있어, 그리고 이 지역, 세계에 있어서도 가장 큰 도전은 중국에 의해 야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