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단행할지 여부가 올해 일본 정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 등 각종 악재로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에 이은 총선 승리를 통해 구심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17년에도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 국면을 ‘해산 카드’로 타개했던 바 있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의원 임기(4년)가 반환점을 돌고, 대형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올해 해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각료의 잇단 사임, 대입 영어 민간시험 시행 보류, 벚꽃을 보는 모임을 둘러싼 의혹,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IR) 정책을 다루던 여당 국회의원의 뇌물 수수 의혹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도 국회 해산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돌파구를 만드는 시도로 중의원을 해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해산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각료 경험자)는 것이다.
해산 시점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7월24~9월6일)이 끝난 후 올해 가을에서 내년 초까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림픽 열기로 정치적 논란을 희석하고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정치적 성과로 내세우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한 각료경험자는 마이니치신문에 “올림픽이 달아오르면 정치적 비판은 수습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이달 말이나 내달 초 2019 회계연도 추경 예산이 확정된 후 해산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추경 예산 등이 포함된 경제 대책을 선거 성과로 홍보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야당이 선거에 대비할 시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각종 스캔들로 정권에 타격이 큰 상황에서 ‘조기해산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시기야 어떻든 해산 카드는 ‘양날의 검’이다. 선거에 압승할 경우 정국 구심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아베 총리 ‘필생의 과업’이라는 개헌과 ‘4연임론’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기 위한 3분의 2 의석을 상실할 경우 정국 장악력이 떨어질 위험성도 있다.
만약 해산 카드를 쓰지 않고 내년 9월 임기를 마칠 경우 다음달인 내년 10월 중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이 경우 신임 자민당 총재의 선거 대비 시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도쿄올림픽 이후 사임하고 후임에게 ‘양위’한 뒤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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