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포스트 아베’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에 대해 “(다음 타순을 기다리며) 배트를 붕붕 휘두르고 있다. 이제 곧 그 소리가 들려올 것”이라고 했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방송된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기시다도 다음 총재 선거에 나온다고 명확히 말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이 ‘포스트 아베’의 한 사람으로서 존재감을 높여갈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포스트 아베’에 대해 “수수하지만 여러 가지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춰가고 싶다”고 말했다. 당내 온건파로 튀는 언동을 보이지 않는 기시다 정조회장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아베 총리는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기시다 정조회장 아니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위해 히로시마 출신의 기시다가 한 역할은 매우 컸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명확한 발언을 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 4번째 파벌인 ‘기시다파’를 이끌고 있는 기시다 정조회장은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부터 약 4년반 동안 외무상을 역임했다. 이후 자민당 정조회장을 맡고 있다. ‘포스트 아베’를 노리고 있지만, ‘차기 총리’ 후보 여론 조사에선 4위 이하로 인지도가 낮다.
다만 일본 정계에선 아베 총리가 퇴임 이후 영향력 유지 등을 위해 기시다 정조회장을 밀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는 일본에선 집권 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데, 아베 총리가 소속된 호소다파는 당내 최대 파벌이다.
아베 총리가 기시다 정조회장을 ‘포스트 아베’로 띄우는 듯한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BS도쿄테레비와의 인터뷰에서도 기시다 정조회장을 ‘포스트 아베’ 후보로 거론했다. 이밖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도 들었다. 반면 최근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포스트 아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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