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가 다수 이용하는 일본 가와사키(川崎)시의 한 시설에 재일한국·조선인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엽서가 최근 배달됐다고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이 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시에 있는 외국인과 일본인의 교류 시설 ‘후레아이칸’에 “근하신년. 재일조선·한국인을 이 세상에서 말살하자. 살아남았으면 잔혹하게 죽이자”는 문장이 적힌 연하장이 배달됐다. 연말연시의 휴관이 끝난 지난 4일 이 시설의 직원이 발견했다.
연하장 내용은 손으로 쓴 것이었지만 필적을 숨기기 위해서인지 자를 사용해 선을 그은 것처럼 네모난 필체였다. 발송인 난에는 성명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시설 측은 6일 협박 엽서를 받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후쿠다 노리히코(福田紀彦) 가와사키 시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가와사키 시측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피해신고서를 내는 것도 염두에 두고 경찰과 상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사키시는 작년 12월 일본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처벌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는 오는 7월 시행할 예정이다.
후레아이칸은 민족차별 해소 등의 목적으로 재일 인권운동가 고(故) 이인하 목사(1928~2008년)의 주도로 1988년 설립된 다문화 복지 시설이다. 후레아이칸이 자리한 가와사키시 사쿠라모토(櫻本) 지역은 재일동포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이다. 후레아이칸의 이용자와 직원 가운데는 재일동포들이 많고, ‘다문화 공생’을 내건 가와사키시의 선진적인 인권시책을 상징하는 시설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가나가와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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