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돼 있던 산림의 토사가 지난달 일본을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 때문에 도로에 유출됐다고 도쿄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방사능 제염 작업으로 나온 폐기물 자루들이 하천에 유출된 데 이어 제염이 되지 않은 산림의 방사성 물질도 흘러내려온 게 확인된 것이다. 방사성 물질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한 탓에 폭우가 올 때마다 불안에 떠는 후쿠시마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신문과 기무라 신조(木村眞三) 돗쿄(獨協)의과대 부교수는 지난달 24~29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 이와키, 니혼마쓰, 모토미야 등 4개 시의 토사 붕괴나 하천 범람 현장 등 15곳에서 퇴적된 토사를 채취해 세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미나미소마시 오다카(小高)구의 산에서 도로로 흘러내려온 토사에서 kg당 3000~5000베크렐(Bq·방사능 측정 단위)의 세슘이 검출됐다. 현장은 주택지 상류의 하천변으로, 가까이에 묘지가 있어 주민들이 성묘를 위해 방문하는 곳이었다. 원전 사고 이후 깊은 산에는 고농도의 방사능이 남아 있었는데, 그 토사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또 미나미소마시 하라마치(原町)구의 한 하천 중·하류 지역에선 범람한 하천 부지에 쌓인 토사에서 약 460~200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니혼마쓰시의 밭이나 모토미야시의 주택지에 쌓인 토사에서도 각각 3700, 147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일본 정부가 정한 방사성 페기물 기준 8000Bq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산 속에 쌓여 있던 방사성 세슘이 호우나 토사와 함께 하천 하류로 흘러가 오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폭 대책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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