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전후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이 몰락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67년 만에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한다. 2012년 엘피다메모리 파산,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올해 적자 전환,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매각 이후 일본 반도체 산업 ‘최후의 보루’마저 사업을 접은 것이다.
일본 언론은 28일 파나소닉이 적자가 계속되는 반도체 사업을 접고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반도체 제조·판매 자회사인 파나소닉 반도체 솔루션의 주식을 대만 반도체업체인 누보톤테크놀로지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반도체와의 합작사인 파나소닉 타워재즈 세미컨던터 지분 49%도 누보톤에 판매할 방침이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뒤 1990년을 전후해 반도체 매출에서 세계 상위 10개 기업에 들어갈 정도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반도체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에서 고전했고, 미·중 무역마찰을 배경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판매가 부진하면서 시장 철수를 결심하게 됐다.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의 작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손익은 23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반도체업체는 한때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199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NEC(1위), 도시바(2위), 히타치제작소(4위), 후지쓰(6위) 등 일본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9%였다. 그러나 투자 지연, 경영 판단 착오가 이어지면서 한국과 대만 기업에 시장을 내줬다. 2018년 시장 점유율은 7%까지 급락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하는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 중 일본 기업은 없다.
실제 NEC와 히타치제작소의 반도체 사업 부문이 통합해 설립된 엘피다메모리는 2012년 파산했고, 히타치·미쓰비시·NEC가 2010년 발족한 르네스사일렉트로닉스도 올해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도시바는 지난해 도시바 메모리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한 이후 껍데기만 남은 회사로 전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50%를 점유한 소니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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