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선과 일본 정부의 어업단속선이 7일 오전 동해상에서 충돌했다. 이로 인해 북한 어선이 곧바로 침몰하고, 어선에 탔던 승조원 약 20명이 바다에 빠졌으며, 대부분 구조됐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스에마쓰 히로유키(末松廣行) 농림수산성 사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전 9시7분 수산청의 어업단속선과 북한 선박으로 보이는 어선이 접촉했다. 어선은 이미 침몰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구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사건 현장은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북서쪽 350㎞ 지점 먼바다로, 일본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구와바라 사토시(桑原智) 수산청 어업단속과장은 “(충돌은) 북한 어선에 대해 일본의 EEZ로부터 나가라고 경고하고 있을 때 발생했다”면서 “(북한 어선의 활동이) 어업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에토 다쿠(江藤拓) 농림수산상은 “북한 선박이 급선회해 단속선을 향해 충돌한 뒤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어선은 침수 피해를 당해 9시30분쯤 침몰하고 배에 타고 있는 승조원 약 20명이 바다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청의 어업단속선이 구조활동을 벌였으며, 물에 빠진 선원은 거의 구조됐다고 교도통신이 해당 수역을 관장하는 제9관구해상보안본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건 현장은 ‘대화퇴(大和堆)’로 불리는 황금 어장으로, 최근 몇년간 여름부터 겨울까지 북한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불법 조업을 반복하면서 일본과 갈등을 빚어왔다. 일본은 해상보안청과 수산청이 순시선과 단속선을 보내 경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불법으로 조업하는 어선에 대해 물을 뿌리거나 어업 도구를 회수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다.
해상보안청은 단속을 강화한 지난 5월 하순부터 이날까지 북한 어선 총 1016척에 해당 수역에서 퇴거하도록 요구했다. 지난 8월에는 이 해역에서 경계활동을 하던 해상보안청 순시선에 대해 북한 해군 표시로 보이는 깃발을 단 고속정이 한때 3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고속정의 승조원 1명이 소총을 겨냥해 위협하기도 했다.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수산업을 주요한 외화 획득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HK는 러시아의 EEZ에서 불법 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에만 북한 어선 40척이 러시아 당국에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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