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본 경제가 상당한 충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한국인 관광객이 1년 전 절반으로 급감했고, 일본차도 한국에서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주요 흑자대상국인 한국으로 수출이 크게 줄면서 일본의 무역수지는 2개월째 적자를 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18일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를 보면, 올 8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는 30만8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9만3941명)보다 48.0% 급감했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감소폭(-7.6%)의 6배나 된다. 불매운동 여파가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는 뜻으로, “얼마 못 갈 것”이라던 일본 측 전망이 빗나갔다. 지난 1~8월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은 473만3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한국인 여행자 급감은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 여행자(252만100명·-2.2%) 감소로도 이어졌다. 외국인 여행자가 줄어든 것은 태풍과 홋카이도 지진 피해가 잇따른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NHK는 “정부는 2020년 외국인 여행자 4000만명을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2번째로 많던 한국인의 급격한 감소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지 여행업계에선 한·일관계 악화가 계속될 경우 특히 한국인이 많이 찾는 규슈, 오사카, 홋카이도 등지서 방문객 급감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지난달 일본 브랜드 승용차의 국내 판매량도 반토막 났다. 최근 국내 철수설이 불거진 닛산은 물론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혼다 판매량이 80% 이상 곤두박질쳤고, 도요타 판매도 60% 가까이 급감했다. 근래 디젤 게이트를 계기로 경유차를 앞세운 독일차에서 휘발유·하이브리드 모델로 수입차 소비가 상당수 옮겨오며 일본차가 재미를 보던 중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공개한 올해 8월 국내 자동차산업 동향자료를 보면 지난달 일본차 판매량은 1398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56.9% 줄었다. 닛산차는 불과 58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87.4%나 급감했고 혼다는 80.9%, 인피니티는 68.8%, 도요타는 59.1% 줄었다.
한편 일본의 8월 무역수지가 2개월째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으로의 수출은 9.4% 감소했다.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363억엔(약 1조5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2% 감소한 6조1410억엔, 수입액은 12.0% 줄어든 6조2773억엔이었다. 한국에 대한 수출은 9.4% 감소한 4226억4600만엔이었다.
·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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