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하라(직장 상사의 괴롭힘)는 당사자가 받아들이는 데 따른 면도 있기 때문에 제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원교육을 철저히 하고 상담하기 쉬운 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건설회사인 다이토켄타쿠(大東健託)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나카무라 다케시(中村武志) 업무총괄부장의 얘기를 취업 내정자 22명과 그 부모 33명이 열심히 듣고 있었다. ‘가족대상 회사설명회’로, 지난 7월 처음 개최해 호평을 얻은 뒤 2번째다. 설명회에선 회사 사업이나 전망뿐 아니라 시간외 근무나 전근 상황, 이직률도 말한다. 나카무라 부장은 “실태를 안 뒤 입사를 결정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온 한 부모는 “딸의 내정처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었다”라고 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설명회를 연 이유는 내정자의 사퇴를 막기 위해서다. 나카무라 부장은 “부모 반대로 단념하는 학생도 있었다”며 “취직활동에서 부모 의견을 참고로 하는 학생이 많아서 내정 때도 부모의 확인을 받는 ‘오야카쿠’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7월 설명회 개최 후는 사퇴자가 작년보다 줄었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내정자의 부모에게 입사 의향을 확인하는 ‘오야카쿠’가 확산되고 있다. ‘오야카쿠’란 부모(親·오야)와 확인(確認·카쿠닌)을 합한 말이다.
기업들이 오야카쿠에 나서는 것은 일손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정자가 부모의 반대로 사퇴하는 경우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실제 채용지원회사 네오캐리어가 지난 12월 기업 309곳을 조사한 결과 내정 사퇴자 가운데 47.9%가 부모의 의향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야카쿠’를 한 기업은 47.6%였다. ‘기업정보 자료를 부모에게 송부’가 23.0%로 가장 많았고, ‘부모용 내정동의서 준비’(15.5%), ‘부모용 내정이유통지서 송부’(12.6%) 순이었다.
앞서 다이토켄타쿠의 사례처럼 부모가 함께 하는 내정자 간담회를 열거나 직접 가정 방문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동영상 제작·마케팅회사인 LOCUS는 사장이 직접 학생의 본가를 방문해 내정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회사인 리스트는 부모들에게 왜 내정을 했는지 일일이 편지를 보내고 있다.
‘오야카쿠’ 현상에는 저출산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관여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취직활동에도 부모의 존재가 커져서 기업도 무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고미카와 고타로 호세대 교수는 도쿄신문에 “아이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미리 보호하는 부모가 늘었다”며 “자식은 스스로의 판단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취직활동에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고 말했다.
‘오야카쿠’는 구직자 우위의 일본 취업시장 특유의 현상이다. 고미카와 교수는 “경기 악화 등으로 기업 우위의 상황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부모에 의지하는 젊은이를 품과 시간을 들여 오야카쿠까지 하면서 채용하려는 기업이 어느 정도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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