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장래 태어날 아이의 유전병 발병 확률을 검사하는 서비스가 내년 실시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유전자에 따른 차별을 조장할 우려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유전자 정보의 취급과 ‘선택적 출산’에 따른 윤리 문제도 제기된다. 

 2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에 있는 제네시스헬스케어라는 회사가 제휴 중인 미국 기업의 유전병 검사 서비스를 내년 일본에 처음 도입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남녀 커플에게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근육퇴행위축, 파킨슨병 등 유전병 1050종에 대해 자녀의 발병 확률을 조사해준다. 0%, 25%, 50%, 100% 등 4단계로 각 유전병의 발병 확률을 알려주고 검사의 의미 등을 설명하는 카운슬링도 할 계획이다. 요미우리는 미국에서는 연간 50만쌍이 이런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제네시스는 같은 검사 방법이 일본인의 유전자에도 적용될지에 대한 임상연구를 지난달 시작했다. 검사 비용은 50만엔(약 504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검사 정보가 더 좋은 인생 설계와 안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윤리적인 면이나 유전자 정보의 취급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검사 결과 장래 자녀의 유전병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거나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나 가족들이 차별을 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유전자차별금지법이 제정돼 특정 유전자를 이유로 보험, 고용에서 차별적인 취급을 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캐나다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근거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시민들이 기업의 유전자 검사나 공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S-201’ 법이 최근 제정됐다. 하지만 일본에는 이런 법률이 아직 없다. 

 이 서비스는 생명 윤리 면에서도 논쟁거리를 던져준다. ‘건강하고 튼튼한 아기를 낳고 싶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바람이다. 하지만 생명의 탄생에 어디까지 인위적으로 관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제네시스가 내세우는 서비스로 판정할 수 있는 유전병이 1050개에 이르는 만큼 생명의 ‘차별적 선택’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궁극적인 개인정보’라고 하는 유전자 정보의 취급도 문제다. 이 서비스를 받게 되면 자신의 정보가 미국 기업에 제공되는 셈이다. 만약 기업이 도산·합병할 경우 유전자 정보가 유출되거나 불법 거래될 우려도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의 유전병 관련 학회들은 이 서비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인유전자학회는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데 이런 서비스가 퍼져나가면 건강한 사람들에게 불안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또 완벽한 아기를 찾으려는 풍조를 조장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의 신비가 속속 베일을 벗으면서 인간은 새로운 생명윤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요미우리는 “유전자 해석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이런 검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국가나 관련 학회는 검사의 질이나 윤리적 문제 등에서 일정한 관여가 가능한 체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Posted by fontif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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