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미국 측에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0일 도쿄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시 주석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중재자로 이용하길 원한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측의 새로운 안을 시 주석에게 설명하고, 시 주석이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를 직접 전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태 전 공사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지역 내 핵 국가가 되려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미국 정책을 재점검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일 북한 외무성이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미가 서로 일방적 요구조건을 버리고 새로운 접근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5개의 핵 시설을 공개하거나 포기하겠다고 할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딜’을 한다면 김 위원장은 과거 제조한 핵·미사일에 대한 논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핵 시설과 딜을 하도록 확신을 주는 데 성공하고, 현재 핵 미사일을 몇 년 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북한은 역내에서 새로운 핵 국가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이게 북한의 기본적인 게임 플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닐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새로운 젊은 리더로 아베 총리를 제외한 지역의 모든 리더들과 만남으로써 리더십과 정통성을 인정받은 김 위원장으로선 아베 총리와 만나고 싶다는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북·일 관계에서 일본이 지불하지 않은 돈이 있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간에 조인된 평양선언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먼저 진정성을 보여주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먼저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보여준다면 제안을 받아들이겠지만, 아베 총리와 만나는 이익이 없으면 이른 시일 내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얼마를, 무엇을, 언제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일본어판 발간을 계기로 일본을 처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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