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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한반도

윤상현 외통위원장 “일본 와보니 한국 때리기 심각”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9일 대법원의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한·일 갈등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 일본의 한국 배싱(때리기)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중재위원회 설치를 거부할 경우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어렵다는 게 일본 국회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도쿄 시내 음식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와타나베 미키(渡邊美樹) 일본 참의원 외교방위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을 포함한 야당 소속 외통위원 5명은 전날 일본을 방문해 일본 국회의원과 언론인 등을 만났다.
 윤 위원장은 “강제동원 판결에 대해선 한국이 중재위 구성 요구를 받아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아예 없다는 게 의회 입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외교부회 등의 합동회의에서 G20 정상회담 때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고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면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냉대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와카미야 겐지(若宮健嗣)중의원 외교위원장과의 면담을 일주일 전부터 요청했으나 답을 주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참의원 위원장도 원래 서너 명이 함께 대화하자고 했는데 혼자 나왔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1980년대 미국에서 일본 배싱이 화두였는데 일본 정부뿐 아니라 의회 차원에서 한국 배싱이 심각한 것을 처절하게 느꼈다”면서 “국내보다 일본이 한·일 관계 악화의 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동행한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도 “그간 일본을 7~8차례 방문했지만 이런 푸대접은 처음”이라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자민당이 ‘실언 방지 매뉴얼’을 배포하는 등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분위기를 단속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몸을 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나 먼저 손을 내밀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 자체가 없다”는 한 일본 중견 언론인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 간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없다”면서 “양국 관계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퍼스낼러티(개인 성향) 요인이 너무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이니까 어쩔 수 있냐니까 청와대나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도 대통령이 정상회담 안한다고 하니까 윤병세 외교장관 등이 따라갔는데 그때와 똑같다”고 비판했다.
 이번 방문엔 자유한국당 소속 윤 위원장과 유 의원, 정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참여했다.